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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훈련노트] (3)공격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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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훈련노트] (3)공격전술

입력
200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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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도 느꼈겠지만 히딩크 축구를 보면 웬지 템포가 느리고 백패스가 많다. 이전의 한국축구가 템포가 빠르고 힘 있게 보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그러나 이것이야말로 한국축구의 변화된 모습이다. 한국지도자들은 기본적으로 백패스를 싫어한다. 무리를 하더라도 개인 돌파나 전진패스를 요구한다.

그래서 경기 템포가 빠르게 보였던 것일 뿐 사실상 실속은 없었다. 한국축구가 ‘개인 능력에 의존한 축구’ ‘창의력 없는 축구’ 소리를 듣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히딩크는 무리수를 싫어한다. 개인능력 부족으로 전진패스를 할 수 없으면 백패스도 괜찮다는 것이다. 안전하고 빠른 패스로 공을 뺏기지 않음으로써 경기를 지배하도록 강조한다.

말하자면 물흐르듯 경기를 하고 실속을 찾자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공격전술훈련에서 잘 나타난다. 그림 1~4는 투톱 상황에서 기본적인 전술형태인데 우선 각각의 전술을 설명하겠다.

그림 1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는 형태다. 예를 들면 중앙 수비수 홍명보가 공을 잡아 스토퍼 최진철(①)에게 패스,공격형 MF 윤정환(②)-수비형 MF 김남일(③)에게 연결한다.

그 다음 패스를 받은 오른쪽 FB 송종국(④)이 FW 설기현(⑤)과 2대1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돌파, 센터링한다. 포인트는 송종국과 설기현의 2대1 패스.

그림 2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오픈공격하는 형태. 최진철(①)-송종국(②)의 패스를 받은 김남일(③)운 반대쪽 이천수(④)에게 길게 오픈 패스한다. 이천수 리턴패스-윤정환(⑤) 받아 왼쪽으로 전진패스-왼쪽 FB 이을용(⑥) 센터링.

그림 3

윤정환(②)-김남일(③) 패스 받은 송종국(④)이 반대편으로 오픈 패스, 포워드(⑤)가 직접 슈팅한다. 중앙선 넘자마자 반대편 공격수에게 대각선 패스로 직접 공격하는 전술.

그림 4

포워드 설기현(④)이 직접 이동해 공을 받은 뒤 패스-윤정환(⑤) 오른쪽으로 직진패스-송종국(②)이 침투해 3개 공간 중 한 곳으로 센터링한다. 이 때 3개 지역으로 침투하는 공격수 역할이 중요하다.

히딩크의 모든 공격전술은 이 4가지 형태를 변형 시키고 응용한 것이다. 이 훈련은 패스, 센터링, 슈팅 등을 종합한 것인데 체력보다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특징은 공격시 1대1 상황에서 돌파가 힘든만큼 항상 2대1 패스를 할 수 있게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2대1의 상황에서는 주고 빠지는 월패스, 오버래핑, 역할을 바꾸는 스위치플레이, 돌아서 빠져 나갈 때 직진 패스 등 4가지 방법에 의한 돌파가 가능해 가장 이상적인 공격형태로 불린다. 이를 위해서는 주위의 선수들이 항상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각도로 움직여야 한다.

한국팀이 이전보다 공격흐름이 좋아졌다는 것은 바로 패스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백패스가 많이 나와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아도 히딩크는 선수를 나무란 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팀의 향상은 바로 이 덕분이 아닐까.

김희태ㆍ명지대 감독

■兩 정환 없으면 공격력 떨어져

한국팀의 공격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나 문제점도 있다. 안정환 윤정환이 나왔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크게 공격적인 패스, 개인기에 의한 돌파, 득점(슈팅) 능력을 갖춰야 한다.(물론 수비력도 있어야 한다)

안정환은 이 3가지를 모두 갖춘 선수이고 윤정환은 다른 것은 몰라도 패스 하나만은 뛰어나다. 장점에 차이가 있지만 이들이 출전할 때 한국팀은 결정적인 찬스를 자주 연출한다. 그러나 이들이 빠졌을 때 한국 공격은 아주 빈약하다.

공격전술의 포인트는 서포트타임(support timeㆍ2-1 패스가 가능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선수들의 이동시간)과 아이 콘택트(eye contactㆍ마음을 읽는 의사소통)에 달렸다.

공격-미드필드-포워드 등 3선의 간격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오랜 합숙생활을 거치면서 이 두가지는 확실히 좋아졌다.

그러나 선수들의 패스 능력은 전반적으로 그리 좋지 않다. 윤정환 안정환이 투입됐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한국팀의 공격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김희태ㆍ명지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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