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최규선씨 만큼 화제를 뿌리고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그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진위 여부를 떠나 일단 보통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그의 육성 테이프는 '권력의 핵심부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분명 자기 보호를 위한 과장된 측면도 있겠지만, 그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냥 넘겨버릴 수만은 없는 이유다.
■그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쥐고 있었던 책이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미 뉴욕타임스의 컬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세계화에 대해 쓴 것으로 국내에서는 2000년 9월 출간됐다.
그가 구속되는 마당에 왜 이 책을 가지고 왔는지, 그것도 제목이 확실히 보이게 했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호사가들은 김홍걸씨가 미국에서 타고 다녔던 승용차가 바로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렉서스’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때문인지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최씨가 대필작가를 통해 출간을 계획 중인 자서전 제목이 ‘붕어빵에는 왜 앙꼬가 없는가’인 것도 흥미롭다.
그가 붕어빵 애호가로 알려진 김대중 대통령의 기호와 연결시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이 같은 제목을 택했다는 설(說)이 나돌고 있다.
한때 김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지만 결국 밀려나 자신이 배제된 국민의 정부를 '앙꼬 없는 붕어빵'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구치소 수감 후에도 튀는 행동을 많이 했다. 그 중에서 그의 기본적인 사고를 엿볼 수 있는 것이 경제학 강의다.
그는 구치소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경제학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의 강의 요점은 '경제는 돈'이라는 것이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인맥이 중요하고, 그 인맥을 구축하려면 돈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돈 때문에 자기기사에게 고발 당한 주제에. 일본에서 파벌정치가 전성기를 누릴 시기에 유행한 유명한 말이 있다.
정치는 수(數)고, 수는 곧 돈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원리'를 한국에도 적용하려 했던 것일까. 그의 정체가 갈수록 궁금해 진다.
이상호 논설위원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