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이금희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그렇게 열심히 보살폈던 아이가 결국 푸른 수의(囚衣)를 입고 나타났을 때, 제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는 한 교사의 말에 진행자도, 출연한 동료 선생님들도 모두 울었다.
평소 학교보다는 학원을 더 믿었을 방청석의 학부모들도 이날 만큼은 선생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13일 밤 11시30분 방송한 KBS1 ‘현장 다큐 선생님’(박석규ㆍ사진)의 ‘열정으로 가르친다’ 편. 일선 교사들의 삶의 애환과 보람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뤄온 이 프로그램이 스승의 날(15일)을 맞아 지금까지 출연했던 교사 중 7명을 스튜디오에 초청했다.
과거 방송내용을 보며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기를 근 한 시간 여. 방청객과 시청자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일선 교사의 생생한 증언이야말로 다른 어떤 웅변보다 감동적이라는 것을.
우선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관성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교실에 들어간 이동준 물리 교사(주문진중ㆍ4월22일), 사람의 소화기관을 티셔츠에 그린 김상협 생물 교사(안산 원일중ㆍ2001년 12월3일), “학교에는 왜 오지? 그래, 친구 보러 오는 거야”라고 말하던 전원하 국어 교사(인천고ㆍ2월18일)등.
그들은 늦은 밤 시청자들에게 요즘 참된 스승의 모습을 각인해준 선생님들이었다.
과거 방송에서는 못 다한, 스튜디오에서 이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더욱 감동적이었다.
감옥을 여섯 번이나 다녀오고 자살하려고 자신의 목까지 졸랐던 학생이 결국 전교 1등까지 해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는 광주 전남공고 박주정 교사의 말에 모든 출연자는 마친 자신의 아이 이야기인 것처럼 눈물을 흘리면서도 즐거워했다.
목이 메인 MC 이금희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동안 온 출연자와 방청객은 박주정 선생님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기는 것 같았다.
“교육은 콩나물 키우기와 똑같습니다. 그냥 흘러가버리는 것 같아도 물을 계속 주다 보면 언젠가는 콩나물은 쑥 자라 있는 거에요. 이게 교육입니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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