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간섭좀 하지마"최근 전직대통령들의 행보가 각광을 받으면서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전임자들의 훈수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한 백악관의 칼 로브 수석정치고문이 자신의 영역인 국내정치자문역을 벗어나 사회문제와 외교문제등에까지 간섭하기시작하자 행정부내에서 로브의 행태가 월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USA 투데이는 13일 5명이나 되는 전직대통령들의 존재 때문에 부시대통령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임자가운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과 은둔상태인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 및 아버지인 조지 부시는 별 문제가 없으나 민주당출신인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때문에 골치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퇴임후 해비타트운동등 인도주의적 활동을 주로 펴왔던 카터 전대통령은 12일부터 쿠바방문에 나서 부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올 봄 라틴아메리카 순방중 카터의 쿠바 방문 계획을 처음 들은 부시대통령은 "우리정부의 대쿠바정책수행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행동"이라며 마뜩찮은 속내를 드러냈었다. 2년 연임하고도 아직 55세밖에 되지 않은 클린턴 전 대통령도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어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2주 전 중동평화안을 제안한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텍사스의 부시 대통령 목장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은 압둘라 왕세자가 묶고 있던 호텔로 전격적으로 찾아가 새벽 2시까지 장시간 대화를 나눠 관계자들의 신경을 긁었다.
또한 최근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클린턴이 북한의 초청을 받았던 사실도 백악관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이날 로브 고문이 행동반경을 넓히는 바람에 국무부등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브는 자신의 직책이 국내정치에 한정돼 있는데도 최근 중동문제와 베네수엘라 정변등에서 부시대통령에게 별도의 채널로 정책건의를 하는 바람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대노했었다는 것이다.
로브고문은 또한 부시에게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토록 건의한 장본인으로 드러난 것을 비롯 교육, 의료개혁문제등 사회문제등에도 사사건건 참견해 관련부처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