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국보 문화재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선사 시대에서 에도(江戶) 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일본 미술 명품전’이 14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했다.
2002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7월 14일까지 두 달간 계속된다.
전시품은 국보 24점, 중요문화재(보물) 104점을 포함해 모두 298점으로, 일본 문화재의 해외 전시 사상 최대 규모다.
개막에 맞춰 방한한 일본 회화 전문가 하야시 온(林溫ㆍ문화청 문화재조사관)씨는 “일본 미술의 시원(始原)은 분명 대륙에 있지만 전래된 형식을 독자적인 미의식으로 변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일본의 옛 문화가 우리나라나 중국과 어떻게 다르고, 또 얼마나 닮았는지 짚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야요이(彌生)시대의 제사용 청동방울(국보)은 한반도에서 유래됐지만 표면에 무늬를 새긴 점이나 주조 방법 등이 다르다.
갖가지 형상의 토기장식물 ‘하니와(埴輪)’는 일본 고분에서만 발견되는 유물이다.
일본측 관계자는 특유의 섬세함과 화려함이 잘 드러난 공예품과 회화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특히 옻칠 위에 금은 가루로 문양을 장식하는 마키에(蒔繪) 공예의 대표작 ‘배다리무늬 벼루함’은 이번이 첫 해외 나들이다.
‘일본서기’의 헤이안(平安)시대 필사본 등 고문헌 자료도 여럿 전시돼있다. 유물 보존을 위해 온ㆍ습도를 일본 현지 기후에 맞춰놓아 전시장 안이 후덥지근하기 때문에 간편한 옷차림을 하는 것이 좋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