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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체들 "홈쇼핑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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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체들 "홈쇼핑 이젠 안녕"

입력
200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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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홈쇼핑이 싫어요.” PC 제조업체들이 과다 경품 및 저가 경쟁을 벌이는 홈쇼핑을 멀리하는 대신 대리점을 늘려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홈쇼핑업체들이 PC 구입고객에게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는 바람에 PC 대리점을 찾은 고객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게 첫번째 이유. 또 홈쇼핑업체에 납품하는 PC의 마진폭이 낮은데다 매출액에 대해 일정 비율의 수수료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에 PC제조업체들은 울며겨자먹기식 장사를 하기 일쑤다.

이에 따라 주연테크는 지난 해 월 6~7회에 달하던 홈쇼핑 판매를 3월부터 4~5회로 줄였다. 대신 대리점은 현재 600여개에서 연말까지 9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최고 23%에 달했던 홈쇼핑의 매출 비중도 조만간 20% 이하로 줄일 방침. 주연테크 관계자는 “대리점 강화 전략과 함께 양판점과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현주컴퓨터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1개월에 5~6회씩 홈쇼핑 판매를 실시했지만 최근 2~3회로 대폭 줄였다. 반면 대리점은 지난해 750여개에서 현재 820여개로 늘어났고 연말까지 870여개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액에서 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5~20%에서 올해 5~10%대로 격감했다. 매출 가운데 25% 가량을 홈쇼핑을 통해 올리고 있는 현대멀티캡도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여 개의 대리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메이저 PC 제조업체들은 홈쇼핑 판매용 PC와 오프라인 매장 판매용 PC를 달리 배치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고객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AMD의 프로세서를 장착한 홈쇼핑용 PC를 따로 제작해 내놓았다. PC 제조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계륵(鷄肋)’”이라며 “홈쇼핑을 통한 매출의 면면을 따지면 당장이라도 관계를 끊고 싶지만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럴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PC 제조사들의 이탈을 덤덤히 바라보고 있다. 홈쇼핑의 호황에 따라 하루 24시간 방송으로도 협력업체의 제품을 제대로 소화 못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CJ39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은 유통단계를 대폭 줄인 덕에 일반 대리점보다 PC를 싸게 판다”며 “대리점이 차지할 이윤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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