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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러 시베리아에서 남반구 호주까지…철새 이동경로 속속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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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러 시베리아에서 남반구 호주까지…철새 이동경로 속속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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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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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환경부 고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새는 417종. 학계는 북한에서만 살거나 최근 서식이 확인된 미 기록종까지 포함하면 450종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14%만이 우리나라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텃새이고 나머지 86%는 철새로 그 비중이 압도적이다.

◈ 8,000㎞나 날아가 월동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1994년 6월 러시아와 철새보호조약을 처음 맺은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ㆍ태평양 국가들과 공동으로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철새에 링을 끼워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립환경연구원(원장 이길철ㆍ李吉哲)은 지난해 철새 10종의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쾌거를 올렸다.

우선 1999년8월 대만측이 링을 부착한 장다리물떼새가 지난해 6월 서산간척지에서 발견됐다. 적어도 우리나라를 찾는 장다리물떼새의 일부가 대만에서 번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또 호주 남동부에서 겨울을 난 좀도요가 한국을 거쳐 번식지인 시베리아쪽으로 이동하는 사실도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1998년5월 링을 한 큰뒷부리도요 4마리는 6,000~8,000㎞ 떨어져 있는 호주에서 발견됐으며, 민물도요 2마리는 대만에서 관찰됐다.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민물도요중 일부가 대만에서 월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 갈매기류 이동경로 첫 확인

국내에서 서식하고 있는 갈매기류의 이동경로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거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멸종 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와 비교적 흔한 겨울철새인 큰재갈매기의 이동경로가 확인돼 환경단체 관계자 등을 들뜨게 하고 있다.

99년6월 중국 휴앙타이허크에서 링이 끼워진 검은머리갈매기 2마리가 지난해 2월 서해안 천수만에서 나타나 이 새가 중국에서 번식한 후 600㎞이상을 날아와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큰재갈매기는 96년 일본 북해도 치토모시섬에서 링이 끼워진 후 지난해 1월 강원 속초에서 발견됐다.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큰재갈매기의 집단 번식지가 일본임을 알 수 있다.

◈ 겨울철새는 128종, 50여만리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아 월동을 한 겨울철새는 청둥오리ㆍ가창오리등 128종 50만3,133마리였다. 겨울철새가 가장 많이 찾는 도래지로는 전남 영암호ㆍ경북 해안ㆍ금호호ㆍ고천암호ㆍ만경강하구 등의 순이었다.

특히 국제습지보호협약(람사협약)에서 제시하고 있는 국제적 중요습지의 선정기준(2만마리 이상)에 해당하는 지역은 만경강하구ㆍ낙동강하구 등 모두 7곳에 달했다.

5월(봄)과 10월(가을)에는 통과 철새인 도요와 물떼새류가 각각 30종 41만여마리와 22종 11만여마리로 확인됐다.

◈ 생태계 파괴 심각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철새는 대부분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 오리종류였다. 국립환경연구원측은 “다양한 서식환경을 제공하는 자연습지나 갯벌이 파괴되거나 개발돼 서식지가 단순화하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철새의 종류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주나 뉴질랜드를 출발해 번식지인 시베리아까지 1만2,000㎞를 가는 도요새의 중간기착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서해안 갯벌은 인천국제공항, 새만금간척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상당수가 농지와 산업용지로 매립돼 철새들을 쫓고 있는 실정이다.

시화호ㆍ아산만ㆍ군산ㆍ금강하구ㆍ만경강ㆍ동진강 하구 등도 현재 공사가 완료되었거나 공사가 진행중이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갯벌은 무구한 세월동안 강과 파도가 만들어낸 자연의 조화물로 한번 파괴되면 복구가 어렵다”며 “갯벌과 습지 파괴와 상실을 막기 위해 범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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