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훈련이 끝나면 휴식 때도 움직이지 못하고 항상 누워 있었다.”(송종국)“3대3, 5대5 미니게임 때는 숨이 턱턱 막힐 만큼 괴로웠다.”(황선홍)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사실상 마무리 한 대표선수들은 한결같이 서귀포 합훈을 가장 고달프고 괴로운 지옥의 훈련으로 꼽았다.
13일 서귀포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이뤄진 개별 인터뷰를 통해 대다수 선수들은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며 히딩크 감독의 체력특훈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선수들 모두 본선에서 맞붙을 3개국 보다 체력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말로 16강 진출의 자신감을 대신했다.
체력훈련의 최대 예찬론자는 황선홍(34ㆍ가시와) 등 30대를 넘긴 노장들. 최근 측면공격수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황선홍은 “히딩크 감독이 요구하는 움직임을 90분 내내 소화할 자신이 생겼다”며 포지션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상철(31ㆍ가시와)도 “뛰다 보면 종종 느끼게 되는 한계상황을 돌파해 다시 안정을 찾게 된다”며 철인체험훈련 효과를 인정했다.
젊은 선수들 역시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기는 마찬가지. 송종국(23ㆍ부산)은 “예전에도 체력훈련이 이어졌지만 서귀포 훈련이 가장 힘들었다.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져 자연스레 체력비축능력도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표(25ㆍ안양)는 “체력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한 만큼 본선에서 경기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일부 선수들은 아직도 체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안정환(26ㆍ페루자)은 “어느 정도 향상이 됐지만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아직까지 체력의 열세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과 개별면담을 했다는 윤정환(29ㆍ세레소 오사카) 역시 “과거에 비해 좋아졌지만 ‘현재 75% 정도에 머물고 있는 수준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서귀포=이왕구·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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