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각국의 연구보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남성의 정자수는 최근 10여년 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연세대 의대 남성의학연구소 이무상(李武相) 교수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뢰로 삼성제일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4개 병원 남성환자 3만여명에 대해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행한 정액검사 내용을 분석,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발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삼성제일병원이 지난 2000년 실시한 2,644명에 대한 정액검사결과, 평균 정액량은 2.9㎖, 정자수는 ㎖당 6,130만 마리로 나타났다. 이를 1989~99년 실시한 2만3,628명에 대한 정액검사 결과(정액 2.9㎖, 정자수 6,050만마리/㎖ㆍ이상 평균치)와 비교하면 정자 수는 약간 많고 정액량은 같았다.
또 국군수도통합병원이 총 3,132명을 대상으로 한 정액검사결과, 2001년과 1995~2000년의 평균결과 비교에서도 정액량은 늘고, 정자수가 줄었으나 통계적인 의의는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난 10년간 한국남성의 정액은 다른 나라와 달리 감소하지 않았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정자 수는 1992년 덴마크에서 지난 50년간 40%이상 감소됐다는 보고서가 나와 세계적인 이슈가 된 뒤 벨기에 스웨덴 일본 등에서 유사한 보고가 잇따랐으나 통계적인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무상 교수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정자수 감소를 초래한다는 것은 이론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는 한국남성의 뚜렷한 정자수 감소변화가 없으나 수년 내지 수십년 동안 결과가 축척 돼야만 정확한 분석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