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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 시골에 어머니 혼자계셔 동생은 내게 모시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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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 시골에 어머니 혼자계셔 동생은 내게 모시라는데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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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골에 계신 어머니 문제로 상의 드립니다. 장남인 저나 두 명의 동생 모두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향에는 명절이나 생신에 찾아가는 정도였지요. 지난 해 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 혼자 남으시면서 형제들 간에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어머니는 아직 건강하시지만 자식들 체면이 있으니 서울로 모셔야 한다는 것이 동생들 의견이지요. 물론 장남인 제가 모셔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력입니다.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는 우리 부부 각오도 필요하지만 본인도 살 던 곳을 떠나고 싶지 않으시답니다.

제 입장을 생각해 사양하시는 것이겠지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양재동 박모씨)

동생들 뒷말없게 유산정리 의향부터 여쭤봐야

A :상속권과 부모 모시는 의무가 장남에게 내리 물림을 하던 옛날과는달리 지금은 법으로 자식간 평등이 크게 보장된 반면 의무에서는 아직도장남에게 짐을 지우는 것이 국민정서이지요.

장남은 게다가 스스로 책임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울고 싶어라!’지요. 그래서 일부 현명하고 냉철한 데다 재물이 많은 부모들은 생시에 자식 간에 책임과 권리를 정리해주어 뒷말을 없애주지만 보통 가정 부모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효도와 체면을 강조하는 동생들 의견 속에는 유산정리 요구가 숨어 있습니다. 문맥으로 보아 시골이지만 재산이 좀 있고, 어머님은 장남에게 기대하시는 것 같군요. 다만 집과 친지를 떠나 낯선 서울 '닭장' 속에서 큰 며느리 휘하에 들어가는 것이 편하냐, 아니냐는 문제가 있으니, 이는 어머님 의향을 따르십시오.

먼저 어머님께 향후 모실 터이니 어머니 몫의 유산을 귀하에게 넘기실 의향이 있는지를 여쭤보십시오. 망설이신다면 장남만을 택하지 않겠다는 뜻이니, 그 때는 세 아들이 모실 의무를 동등하게 진 입장에서 의논하십시오.

어머니가 찬성해주신다면 조속히 유산분배를 법대로 시행하고, 귀하가 모시게 되었음을 친지에게 공표하십시오. 모시되, 어머님이 편할 때에 합치며, 시골 집은 당분간 그대로 두어 가끔씩 시골에 내려가 계시게끔 배려도 하십시오. 아내와 동생들은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받아드릴 것입니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교수

dooyoung@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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