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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미워도 다시 한번'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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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미워도 다시 한번'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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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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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 순정 희생이 여성의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요즘 여성들의 사고 방식과 그들이 운명적 비극을 그려보고 싶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대표적인 최루성 멜로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정소영 감독(74)이 자신의 영화를 다시 리메이크했다.

31일 개봉할 리메이크판 ‘미워도 다시 한번’은 68~71년 4편까지 만들었던 감독이 4편의 시나리오를 쓴 김수현(61)과 손을 잡고 이승연, 이경영이 주인공을 맡았다.

대장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13일 퇴원한 감독은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에도 진부해 보이지 않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88년 ‘그 겨울의 찻집’을 끝으로 작업을 하지 않았던 감독이 컴백한 것은 제작자인 큰아들 정재훈(44ㆍ제이웰 대표)씨와 프로듀서인 작은 아들 지훈(42)씨의 권유 때문.

“68년 국도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두 달간 38만 5,000명이 들었고, 서울 변두리 극장까지 합치면 100만명은 들었을 것”이라는 감독의 말처럼 ‘미워도 다시 한번’은 여성관객을 이르는 ‘고무신 부대’라는 용어를 유행시켰을 만큼 화제가 됐던 영화.

감독은 “편안한 마음으로 리메이크를 하기는 했지만 요즘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떨린다”고 덧붙였다. “연내 새 영화를 한 편 만들겠다”고.

신영균 문희 주연의 전작과는 달라진 점이 많다.

유부남과 처녀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한다는 설정은 똑같지만 보육원 교사였던 여주인공의 직업이 사진기자로 바뀌었고 성격도 야무지다.

미혼모라는 사실에 주눅들지도, 폐암 판정을 받았다고 갑자기 약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아이도 전편에서는 아들(김정훈)이었으나 딸(한지혜)로 바뀌었다.

캐스팅의 여러움 때문에 박용하, 최란 등 TV탤런트가 많이 나와 영화는 마치 김수현의 주말드라마를 스크린으로 보는 듯하다.

상대방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튀어 나오는 여자의 대사나 “먼지만 풀풀 나 씨를 뿌려도 밭이 받을지 모르겠네" 식의 대사가 단적인 예.

감독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전개, 시대상을 잘 반영한 주인공 캐릭터등이 미덕.

시사회에 온 중년 여성관객들이 눈물을 훔쳐내는 것을 보면 정소영의 멜로는 그래도 유효한 것 같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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