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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지지도 격차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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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지지도 격차 축소

입력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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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ㆍ민주 양당의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서 이회창(李會昌) 노무현(盧武鉉)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노풍(盧風)이 위세를 떨쳤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한때 30% 포인트에 육박할 정도로 벌어졌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노 후보의 우세가 오차 한계인 3~4% 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아들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인기가 현 정부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고 민주당에 대한 정당 지지도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노 후보에 대한 전국적 지지도가 떨어지자 한나라당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연고지인 부산ㆍ경남에서도 선두를 회복, 격차를 벌리고 있다.

또 노 후보의 개혁 성향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던 40대에서도 지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2.4%P差 불과" 자신감

한나라당은 이 같은 지지율 차이를 노풍이 막 일기 시작한 두 달 전 수준인 2~3% 차이로 회복된 것으로 보면서 대선 승리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 관계자는 13일 “지난 주 자체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 범위인 2.4%에 불과했다”며 “이 추세 대로라면 금주 중 노 후보 추월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측은 이 같은 지지율 변화의 주요 원인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권력형 비리 의혹과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을 방문하는 등 노 후보의 전략적 실착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후보가 12개 권역별 경선 압승으로 재도약의 분위기를 다잡은 점도 일부 도움이 됐겠지만, 결정적 요인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으로부터 제공됐다는 게 냉정한 자체 분석이다.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격차 축소는 이 후보의 상승세 보다는 노 후보 지지율의 하락 폭이 크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친인척 비리 사건으로 탄력을 받은 정권 교체론에 노 후보가 밀리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에 따라 노 후보쪽 이탈 표를 비롯한 부동층과 자신의 취약 계층인 20, 30대 및 서민층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DJ와 노 후보 ‘묶어 때리기’로 다진 보수 층과 영남권 중심의 기존 지지 기반 위에 ‘플러스 알파’를 얹어 간다는 심산이다.

후보 수락 연설 후 큰 절, 환경 미화원들과의 청소작업, 대중 접촉을 위한 전국 투어 계획 등 이 후보의 변신 노력은 모두 새 득표 기반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노 후보에 대한 젊은 층과 서민 층의 일방적 표 쏠림을 막아가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민 "DJ아들 때문에" 위기감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우선 노 후보 자신의 판단 착오에 따른 이미지 실추를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예우를 갖추는 것 까지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YS가 준 시계를 내보이고 부산시장 후보 낙점을 요청한 것은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노 후보측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그런 자책 사유 보다는 김 대통령 아들문제 등의 외생적 변수 때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노 후보는 ‘야박한 차별화’를 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

그렇다고 최고위원회의 등 당 지도부가 나서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국민적 정서에 겸허하게 부응하는 ‘악역’을 맡고 나서지도 않고 있다.

13일 최고위원회의 일부와 당내 소장ㆍ개혁 세력들 사이에서 아들 문제 등에 대한 정직한 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위기감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노 후보측과 당 일각에서는 “대통령 아들에 대한 방어로 일관했던 청와대 참모진 때문에 실기한 것이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의 새 지도부 구성이후 체제정비에 시간이 지연되면서 지방선거 준비등에 차질을 빚은 것도 노 후보측이 지적하는 대목이다.

특히 서울, 경기 지역 등 수도권 선거대책과 관련해서는 노 후보의 얼굴만 쳐다볼 뿐 기본적인 전열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단지도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 같은 안팎의 문제점들 때문에 당정분리 원칙에도 불구, 지방선거에서도 노 후보의 중심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역할 분담을 통해 대통령 아들 문제 등에 대해 정공법으로 나가야 한다는 등의 대책도 제시되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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