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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패트롤] "전시·컨벤션 센터 우리도 세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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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패트롤] "전시·컨벤션 센터 우리도 세워볼까?"

입력
200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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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ㆍ컨벤션 산업이 21세기 전략형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이 드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시설을 갖추고 나면 전시회 등 자체 행사를 통한 부가가치가 꽤나 높을 뿐 아니라 국내ㆍ외에서 바이어 등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알짜배기 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있다.

환경오염 걱정도 없어 도시 홍보효과가 배가되는 등 부대효과도 크다.

이에 따라 각 자치단체들도 전시ㆍ컨벤션 센터를 ‘황금알을 낳는 관광산업의 총아’로 일찌감치 점찍고 앞다퉈 시설 건립에 뛰어들고있다.

국내 전시컨벤션센터는 1979년 서울 코엑스(COEX)가 처음 문을 열었으나 지난해 4월 대구의 엑스코(EXCO)와 5월 부산의 벡스코(BEXCO)가 잇달아 개관함으로써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한다.

3,200억원이 투입된 부산 벡스코는 호텔 해변 등 해운대 일대 관광인프라와 국내 최대의 무주(無柱) 단층형 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워 ‘중후 장대형 전시장’ 이미지를 굳히고있다.

벡스코의 명성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12월1일 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 이 행사를 개최한 이후 세계 최고의 전시주최사(PEO)인 프랑크푸르트 메세측과 내년 국제철도물류전을 공동 개최키로 합의하는 등 최근 1,000억원대 이상의 부가가치가 기대되는 대형 국제행사를 잇달아 유치했다. 2004년에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대회 유치도 가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구 엑스코(EXCO)도 안경 섬유 등 지역 거점산업을 배경으로 경공업형 전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23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 벡스코는 지금까지 모두 210만여명이 참관했으며 엑스코도 1년간 62만여명이 다녀갔다.

전시장 가동률도 점차 호전되고있다. 코엑스 73.2%, 벡스코 35%, 엑스코 27% 등으로 일천한 개관 역사를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빅3 센터’를 주시하던 제주 창원 고양 광주 대전 등 5~6개 도시가 쾌적한 도시환경 등 저마다의 특징을 무기로 전시ㆍ컨벤션 시설 건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시ㆍ컨벤션 산업 열풍의 전망은 매우 밝다. 향후 주 5일 근무제 실시와 맞물려 국내 관광산업을 진작시키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종 박람회 개최시 찾는 외국인 방문객수를 따진다면 ‘국제 센터’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

벡스코나 엑스코는 물론 코엑스 박람회 역시 해외 바이어 비율은 0.6%에 불과해 싱가포르(27.1%) 독일(19%) 미국(14%)과 비교할 때 ‘동네잔치’ 수준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후발 전시장이 잇따라 개관하면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브랜드 전시회가 없고 지리ㆍ시장적 요인 및 연혁이 불리한데다 전시 주최자의 영세성으로 해외 참가자 및 바이어 유치활동도 극히 미약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영세 전시회를 통ㆍ폐합하고 전문 전시기관에 의한 전시회의 대형화 및 질적 향상이 시급한 과제”라며 “정부에서도 세제감면, 유치자금 지원 등 적극적인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전시장끼리 국제행사 유치에 미묘한 신경전과 출혈경쟁을 벌이는 꼴불견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외국운영 사례▼

일은 적자운영 전시장에 대해 부동산 보유세, 취득세, 법인세, 영업세 등 제세금을 면제해주고 흑자 운영 전시장은 일반기업과 동일하게 납세토록 하고 있다. 대만도 부동산 거래세, 재산세, 영업소득세 등을 면세해 주고 있다.

일본 역시 부동산 취득세 절반 감면혜택과 함께 고정자산세, 사업소세 등을 면세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종합토지세 및 재산세를 25~50% 면세해 주고 있으나 교통유발부담금과 환경개선부담금 등은 감면해주지 않고 있다.

국내 전시산업의 역사는 20년이 넘었지만, 참가업체 중 해외업체가 20%가 넘어야 인증되는 국제인증전시회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중국 22회, 싱가포르 15회, 사우디아라비아 10회, 대만 4회 등 다른 나라의 그것과 비교할 때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결과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BEXCO 정해수 사장

“전시ㆍ컨벤션 산업의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벡스코 정해수(鄭海壽ㆍ58) 사장은 “세계적으로 개최되는 연간 9,400여건의 국제회의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치하는 행사는 불과 1% 남짓한 100여건 정도”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사장은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국제회의를 연간 300개 정도는 유치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의 30% 이상을 벡스코가 유치하겠다”고 자신했다.

정 사장은 “국제전시회 유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전시회를 개발하는데 힘써야 한다”며 “오토살롱, 음악박람회, 철도기자재전 등 자체 개발한 전시회를 세계적인 전시회로 키워 나가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시ㆍ컨벤

산업의 고부가가치로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유치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행사 주관자측이 배짱을 내밀거나 각종 조건을 요구하는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적절한 선에서 이를 수용하는게 유치 확대의 관건인 만큼 정부나 지자체 등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강화와 함께 신속한 의사결정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전시ㆍ컨벤션센터들의 교통ㆍ관광인프라가 빈약해 접근성이 불충분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항공노선을 증설하고 관광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의 50개 해외무역관 직원과 인센티브 계약을 맺고 해외바이어 유치에 나서고 있는 정 사장은 “올해 세계합창대회, 사파이어 부산 등이 예정돼 있고 내년 이후에도 2004 ITU 아시아총회, 2004 미스 유니버스 등 굵직한 행사유치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올해 가동률을 40%까지 끌어올려 수지를 맞출 계획”이라며 “개장 원년에 흑자를 낸 전시장은 싱가포르 엑스포플라자와 부산 벡스코 등 세계적으로 단 세 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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