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월, KT의 CEO로 취임한 후 경영방향을 구상하고 고민할 때 접해서인지 기억에 남는 책 중의 하나가 되었다.이 책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전략의 수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느꼈다.
'전쟁과 경영’(2001.1)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전략연구소가 동양의 ‘손자병법(孫子兵法)’에 필적하는 서양의 대표적인 병서(兵書) ‘전쟁론’(클라우제비츠 저, 1832)을 오늘날 경영전략의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를 대비한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는 ‘오늘에서 본 클라우제비츠’에서는 자제력과 이성적 겸손, 지적 완전무결성을 모두 갖춘 사상가 클라우제비츠의 삶을 엿볼 수 있으며, ‘5장에 이르는 본문’에서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중 전략론의 정수만을 모아 조직ㆍ인사ㆍ마케팅 등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많은 영감(靈感)들을 녹여 담아냈다.
또한, 전쟁과 경영에서는 규정된 이론을 배제하고, 불확실성을 전략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클라우제비츠식 사고의 풍부함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비즈니스 전략가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대목이다. 이 책은 혼돈기의 리더 상을 아주 잘 지적하고 있는데, 클라우제비츠는 상황 인식의 냉철함과 차별화를 위한 부단한 시도, 용기와 결단력을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나 또한 준비되어 있고 의욕이 넘치는 보통사람이, 준비가 안 되고 의욕 없는 천재보다 몇 십 배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각 분야의 리더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창조적인 자유인’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클라우제비츠의 사상에는 분명한 결론은 없지만 그 이면에는 전략의 끊임없는 유연성이 있으며, 이 유연성의 이면에는 우리의 도덕적 힘과 정신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힘을 최대한 끌어내라고 요구하는 불변의 굳은 의지가 있다.
전략적 사고와 실행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정독(精讀)과 다독(多讀)으로 전쟁과 경영과의 철저한 씨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어떤 상황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훌륭한 지침서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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