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金弘傑)씨가 미국 로스엔젤레스 호화주택 구입에 최규선(崔圭善)씨가 건네준 20만 달러(2억5,000만원 상당)를 사용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또 다른 의혹을 사고 있다.특히 이 돈은 로비의혹이 제기된 S건설의 자금 3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드러나 경우에 따라 홍걸씨는 물론 여권 핵심부에까지 도덕적 치명타가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 조사결과 최씨는 2000년 5월 S건설로부터 받은 3억원을 대부분 환전, 홍걸씨와 홍걸씨 부인 임모씨에게 각각 3만 달러와 10만 달러를 보냈으며 자신의 부인인 손모씨에게도 7만 달러를 보냈다. 최씨는 지난달 10일 “아내가 홍걸씨에게 수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황상 이 돈은 전액 홍걸씨의 호화주택 구입비용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홍걸씨가 LA의 부촌인 팔로스버디스의 고급주택을 97만 달러에 매입한 시점이 돈을 전달 받은 직후인 2000년 6월이라는 점이 먼저 눈에 띈다.
이어 20만 달러라는 액수에 이르면 사용처에 대한 의혹은 ‘확신’ 수준에 이르게 된다. 당시 홍걸씨는 “60만 달러를 은행에서 융자받았고 토런스 주택을 매각해 융자금 등을 갚고 남은 17만 달러를 여기에 보탰다”며 “나머지 20만 달러는 지인으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20만 달러를 빌려준 문제의 ‘지인’이 누구였는지 짐작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문제는 돈의 출처가 홍걸씨와 최씨에게 관급공사 수주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S건설이라는 점. 만일 홍걸씨가 이권개입 대가로 해외 호화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또 한번의 국면전환이 불가피해진다. 본인의 형사처벌은 물론 김 대통령 등 여권 핵심부의 도덕성에까지 치명적인 타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씨가 홍콩 등지의 유령회사를 이용하는 등 외화를 불법유출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외국환관리법 위반죄가 추가 적용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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