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9일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불편한 관계인 특정언론과의 화해를 먼저 제안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일부 의원들은 노 후보에게 특정 언론사의 사주를 직접 만날 것을 제의했으나 다른 의원들은 “삼손의 머리를 자르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다음은 간담회 발언 요지.
▦강성구(姜成求)= 노 후보는 모든 정치인이 언론 앞에 굽신거릴 때 당당했지만, 언론과 대결 관계로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몇몇 신문사 사주를 직접 거명하며) 이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좋겠다.
▦정장선(鄭長善)= 편파보도를 하는 일부 언론과만 불편한 사이다. 이번에 후보로 확정됐기에 자연스럽게 각 언론사들을 순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최선영(崔善榮)=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맞선 것은 노 후보의 생명력이다. 그 때문에 국민적 지지가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타협을 말할 필요가 없다.
▦박용호(朴容琥)= 너무 많은 조언은 개성과 카리스마를 훼손한다. 삼손 머리를 자르는 격이다. 개성파 배우에게 많은 것을 주문해 개성을 깎는 꼴이 된다.
▦노 후보= 이런저런 말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부당하게 사실왜곡하고 편파보도하는 언론사를 1주일에 한번씩 찾아가 절을 해 시정된다면 가겠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특정언론사는 그들대로 자신들의 존재근거, 삶의 정당성, 회사사활이 걸려 있어 우리와 같은 개혁정권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얼마나 어루만지고 유화적으로 대했느냐.
김 대통령은 언론에 대해 단 한 마디 당당한 말씀도 못했다. 그러고도 얼마나 당했느냐. 내가 특정 언론사와 이런 관계가 된 것은 나름의 역사가 있다.
피해자로서 불가피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지 내가 먼저 공격한 것이 아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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