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목표 수준을 현재 4.0%에서 4.25%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통위가 콜금리를 올린 것은 2000년 10월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9ㆍ11테러 사태 직후에는 경기 부양을 위해 내렸었다. 콜금리의 상향 조정은 시중에 자금이 너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그 동안 지속된 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으나 자금의 흐름이 생산 쪽보다 가계 대출 등으로 몰리는 왜곡현상 끝에 부동산 투기를 초래하는 등 과열 기미까지 보였다. 통화 당국은 통화팽창과 직결되는 물가 상승 압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콜금리 인상이 적절했다고 본다. 일부의 동결론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 흐름으로 보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이번 조치에서 주목되는 점은 저금리 정책 기조의 유지를 명백히 한 점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콜금리 인상이 긴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큰 틀에서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 가속화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현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국내 경제는 빠른 회복세이나 수출과 설비투자는 아직 부진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안팎의 상황도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 경제의 회복여부가 불투명하고 국제 유가도 불안하다.
양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잇따라 터지는 각종 초대형 정치 스캔들이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이유가 없다.
최근 경제 5단체장들이 정치권에 대해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 안정과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 줄 것을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금리 조정이 물가 안정을 가져오기보다는 가계 및 기업의 부담만을 늘리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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