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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2부작 특집 내달 방송…박종철 드라마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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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2부작 특집 내달 방송…박종철 드라마서 부활한다

입력
200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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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월14일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물 고문 끝에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朴鍾哲ㆍ당시 22세)씨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MBC는 박종철씨의 죽음부터 6월 민주화운동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다룰 2부작 특집드라마 ‘박종철’(가제)을 제작, 6월24일 연속 방송한다.

연출은 1999년 인기드라마 ‘허준’을 공동 연출한 이정표 PD, 극본은 지난해 MBC 베스트극장 극본공모 당선자 노연재씨가 맡는다.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년생이었던 박종철씨가 대공분실에 연행된 것은 87년 1월13일 밤.

수배중인 학교 선배 박종운씨의 소재를 대라는 수사요원들의 물 고문과 전기 고문 끝에 결국 다음날 오전 사망했다.

경찰은 이 고문치사 사건을 “책상을 ‘턱’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조작, 은폐하려 했으나 부검의사인 황적준씨의 양심선언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무산되고 말았다.

드라마는 고문치사 당일을 전후한 3일, 그리고 이 사건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4ㆍ13 호헌조치와 맞물려 6월민주화운동으로 연결되는 당시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

84~86년 박씨의 대학생활 모습과 그가 학생운동에 점차 눈을 떠가는 과정도 그린다.

드라마는 방송뉴스 화면과 6월 민주화운동 자료화면 등도 적극 활용, 다큐멘터리 성격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작진은 정확한 사건 재연을 위해 박씨의 아버지인 박정기 전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장,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부검 소견서를 변경토록 지시했다”고 양심선언한 부검의 황적준씨,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조작됐다”고 폭로한 김승훈 신부 등 관계자 10여명을 인터뷰했다.

또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위해 서울대 재학생 중에서 드라마 주인공을 뽑기로 하고 “고 박종철 선배를 연기할 뜻있는 후배를 찾습니다”는 제목의 주인공 공모요강을 서울대 총학생회의 협조를 얻어 서울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공모에서 적임자가 안 나올 경우 신인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이정표 PD는 “비록 상상력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사건 관련자들이 아직 살아있는 만큼, 사실에 충실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원칙주의자였고 대의에 투철했던 박종철씨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기씨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죽음이 있는데, 종철이의 죽음은 그야말로 독재정권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라며 “이 드라마가 대중에게 진실을 밝히는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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