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을 목표로 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남은 기간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골 결정력 향상이다.그러나 D조 맞상대인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이 한 수 위의 기량을 갖췄다고 볼 때 한국은 수비안정에 중점을 둔 경기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거스 히딩크 감독은 프리킥 코너킥 등 가장 효율적으로 골을 얻을 수 있는 세트플레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이 역대 월드컵 본선서 뽑아낸 11골 중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로 얻어낸 골은 4개. 압박축구가 강세를 보인 1990년 이탈리아대회부터 따지자면 총 득점(7골)의 절반 이상이다. 따라서 이번 월드컵서도 세트플레이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표팀 공격수들이 지난 달 파주 비공개 훈련에서 프리킥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대표팀은 정확한 키커 부재로 세트플레이 훈련에서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코너킥 보다는 프리킥
현재 히딩크 사단의 세트플레이 결정능력은 역대 대표팀 중 최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치른 29경기 중 세트플레이에 의한 골은 고작 3개. 모두 코너킥에 의한 헤딩골이고 문전 프리킥에 의한 득점은 단 한 개도 없다.
한국이 역대 월드컵서 헤딩골을 한 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코너킥 보다는 프리킥의 득점력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 키커가 없다
문제는 프리킥을 골로 연결할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점. 지난달 파주소집훈련서 유상철(가시와) 윤정환(세레소 오사카) 안정환(페루자) 송종국(부산) 이을용(부천) 이천수 현영민(이상 울산)이 프리킥을 집중 연습했지만 뚜렷한 결정력을 보이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코너킥은 괜찮지만 프리킥은 많이 보완해야 한다”며 비밀훈련을 통해 프리킥 연습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향상 가능성
국내 최고의 프리킥을 자랑하는 선수라면 단연 고종수(24ㆍ수원)를 꼽을 수 있다. 그가 프리킥의 달인이 된 사연은 자못 흥미롭다. 그는 금호고 시절 후배 골키퍼 2명의 기량이 너무 떨어져 매일 저녁 1시간 씩 이들을 연습시키기 위해 슛을 했다.
하루에 500여개의 프리킥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량이 향상됐다는 그는 “단 기간 연습으로 프리킥이 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은 기간 특정선수에게 프리킥을 집중 연습시켜도 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대안
전문키커 지정보다는 다양한 프리킥 패턴 연마에 비중이 실릴 전망이다. 김주성 MBC 해설위원은 “전문키커가 없다는 것이 현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인 만큼 세트플레이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의 전술적인 움직임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대표팀이 구사했던 세트플레이 유형이 단순하다 보니 키커 이외 선수들의 움직임과 집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히딩크 감독 역시 전문키커 선발보다는 다양한 패턴 개발을 비밀훈련의 주메뉴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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