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최규선(崔圭善)씨로부터 3억원을 받은 사실이 8일 확인됨에 따라 검찰의 홍걸씨 소환이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했다. 검찰도 물증까지 확보한 만큼 이르면 다음주 중 홍걸씨에 대해 소환을 통보한다는 입장이다.당장 검찰 수사의 핵심은 이 3억원의 대가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것. 검찰은 일단 “조사 결과 이 돈은 대원SCN의 타이거풀스 주식 매입대금일 뿐 아직은 범죄혐의가 드러나진 않았다”고 밝혔으나 대원SCN이 최씨에게 청탁 대가 등으로 23억5,000만원을 건넨 회사라는 점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경우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최씨가 보유 주식매각 대금으로 홍걸씨에게 ‘보수’를 지급했을 가능성이다. 이미 홍걸씨가 최씨의 각종 이권개입 현장에 동행했다는 정황은 상당 부분 포착된 상태다. 대원SCN 대표 박모씨도 최근 “최씨에게 위폐방지 보안장치 관련 청탁을 하러 갔더니 홍걸씨가 함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최씨가 홍걸씨 몫의 대가를 다른 용도에 사용한 뒤 주식을 매각해 보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주식매입 대금 송금 시점인 지난해 3월 이전 대원SCN이 최씨에게 건넨 이권청탁 대가도 3억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최씨의 주식 대리 보유설도 있다. 그가 홍걸씨 몫의 타이거풀스 주식을 대리 보관해오다가 현금화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홍걸씨 동서 황인돈(37)씨가 부하직원들 명의로 홍걸씨 주식 1만3,000주를 대리 보유한 정황도 드러난 바 있어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어떻든 검찰 안팎에서는 “3억원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미 대원SCN과 S건설 관계자들은 “최씨의 요청에 따라 8억5,000만~12억원 정도를 홍걸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씨 본인이 “홍걸씨에게 건넨 돈은 모두 9억원”이라고 밝혔다는 설도 있다.
여기에 최근 포스코의 홍걸씨 지원 의혹도 급부상하고 있어 소환 이후의 대가성 입증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검찰의 소환통보가 오면 곧바로 홍걸씨를 귀국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정가에선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씨가 6일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한 것을 홍걸씨의 귀국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검찰 소환 전 홍걸씨가 미리 귀국해 언론에 해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걸씨의 귀국 및 소환조사와 관련해 홍업(弘業)씨에 대한 검찰의 조기 조사설도 불거지고 있다. 현재 홍업씨에 대한 수사는 친구 김성환(金盛煥)씨와의 10억원대 자금거래 사실이 밝혀져 대가성 여부를 추적하는 일만 남은 단계이다.
검찰은 내주부터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사법처리 수순밟기에 들어갈 예정이나 지금까지의 수사 진척상 홍걸씨가 먼저 조사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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