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지지선을 하향돌파한 7일 외국인들은 3,000억원 가까운 대규모 순매도로 지수를 끌어내리며 10일 연속 팔자 공세를 폈다. 기관이 오랜만에 큰 폭의 매수우위로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 지수를 방어했지만 시장의 수급 불안감은 지우지 못했다.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소 거세지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최근 양상은 외국인 매도공세의 마무리 국면이 될 가능성도 크다”며 “800선에 근접하며 곧 차익실현 차원의 매도세가 진정되고 재매수로 돌아서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안한 외국인 매도공세
지난달 23일부터 6일까지 9일 동안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1조679억원어치를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7일에도 287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200억~700원대 순매도에 그쳤던 지난 주와 달리 이번 주엔 매도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미 증시 불안에 따른 미국 펀드들의 환매현금 확보와 차익실현 욕구 등이 최근 외국인 매도공세의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G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매도 강도는 줄어 들 수 있겠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타깃인 삼성전자가 D램가격 하락, 미 IT업종의 부진 등이 겹치며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증권 한동욱 선임연구원도 “현재 3.25% 수준인 외국계 펀드들의 현금비중과 현 장세가 약세장인 점을 고려한다면 펀드 내 현금 비중이 5% 정도에 이를 때까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절대매도규모 감소, 진정 기미도 보여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더욱 많다. 첫 번째 징후는 절대매도(총매도) 규모가 최근 줄어들고 있다는 것. 지난달 8일 8,065억원으로 피크를 친 절대매도 규모가 4월 29일 5,395억원 3일 4,559억원 6일 4,022억원 등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LG 김 연구원은 “절대매도 규모가 준다는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욕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ㆍ11테러 직후인 지난해 9월12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의 누적 매매규모가 1,205억원 매도우위로 돌아선 것도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마무리 국면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지수 500~600선에서 사고 800선대에서 판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차익실현이 다 됐다고 볼수는 없지만 일정 수준 매도 진정세를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증권 김대중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상당 부분 이익 실현을 거둔 상황으로 보여진다”며 “삼성전자의 보유비중을 계속해서 줄이긴 어렵다는 점도 고려하면 외국인 매도는 마무리 국면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도 “기업들의 실적개선 모멘텀이 미국에 비해 뚜렷하기 때문에 800선에 근접하면 외국인드은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관 매수에 나서나
7일 오랜만에 2,000억원대의 순매수를 보인 기관의 매수세 전환 여부도 관심사. 그동안 소폭 순매수는 있었으나 2,000억원대의 매수우위는 13 거래일 만이다. 다소 정체 되고 있는 주식형수익증권잔고(7일 현재 8조5,000억원 수준)로의 자금 유입이 미미하긴 하지만 기관의 매수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
지난달 18일 이후 5,000억원 가량의 기관 순매도의 상당부분이 프로그램매수차익거래잔고에서 청산된 것이기 때문에 기관의 매수여력이 보강됐다는 것이다. SK증권 김 연구원은 “최근 조정으로 증시주변 자금이 주식형으로 유입되고 있고, 기관의 주식 절대 비중도 아직 낮다”며 “반등 신호가 오면 매수로 나설 만하다”고 전망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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