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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우롱한 한국증권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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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우롱한 한국증권전산

입력
200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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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등락률이 2,946.15%라고?”지난달 9일 한국증권전산의 체크 단말기 주식 현재가 화면에는 서광의 주가 등락률이 2,946.15%로 표시됐다. 주가가 기준가 325원에서 30배나 오른 9,900원까지 치솟았다는 것. 이날부터 서광이 정리매매에 들어갔던 터라 이론상으론 30배 상승도 가능한 일. 정리매매시엔 가격제한폭이 없다.

그러나 사실은 한국증권전산측의 어처구니 없는 자료관리 시스템이 부른 웃지못할 사고였다. 서광은 이날자로 30대1의 감자를 실시, 기준가가 9,750원인데도 한국증권전산측이 감자전 가격인 325원을 그대로 적용한 것.

때문에 한국증권전산으로부터 자료 서비스를 받아 투자정보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증권사와 주식 투자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 증권 기초 자료 관리 허술

주식 매매주문 전달 및 체결, 인터넷 홈트레이딩시스템, 투자정보 제공 등의 증권관련 전산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증권전산이 무성의한 자료 관리와 엉터리 정보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수치와 자료가 장기간 방치된 채 그대로 실려있어 확인시스템 구축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달 24일 삼호물산 우선주의 공매도 파문도 한국증권전산의 잘못에 기인한 것. 이날 삼호물산 우선주는 1주를 10주로 나누는 액면분할과 2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가 동시에 이뤄졌다. 결국 1주가 0.5주로 줄어든 것.

그럼에도 한국증권전산은 액면분할만 적용하고 감자는 무시하는 납득하기 힘든 계산법으로 0.5주가 돼야 할 1주를 10주로 부풀려 체크 단말기에 표시했다. 자신의 계좌에 생각지도 않았던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한 일부 투자자들은 재빨리 주식을 팔았고 결국 공매도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러한 엉터리 자료는 이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7일 현재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에 대한 조회 결과 한국증권전산 체크 단말기는 삼호물산 우선주가 1만2,617.39%나 상승, 올해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표시하고 있다. 여전히 20대1 감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올해 상승률 2위를 기록한 현대금속 우선주도 단말기엔 8,933.07%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현대금속 우선주도 20대1 감자를 했기 때문에 실제 등락률은 450%에 불과하다.

■ 허망한 수치놀음에 속지말라

신한증권 정의석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이러한 한국증권전산의 오류들을 지적한 뒤 “검토결과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 상위 20위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 가운데 감자 등을 정확하게 적용, 제대로 주가 상승률을 계산한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며 “한국증권전산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우리 증시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정보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대부분 증권사가 그 자료를 그대로 쓰고 있는 데도 이러한 엉터리 자료가 계속 실리고 있는 것은 한심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 전반에 만연된 기초 자료들에 대한 허술한 관리와 수치의 오류를 충분히 감안,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증권전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액면분할이나 감자 등을 고려한 주가 상승률 계산은 기술적 어려움이 커 다각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전산입력 오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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