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극우파 정치인 핌 포르투완(53)이 6일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남동쪽으로 20㎞ 떨어진 힐베르숨의 한 라디오 방송국 건물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네덜란드 현대사에서 정치인이 암살된 것은 처음이다. 포르투완이 이끄는 리스트당은 3월 네덜란드 제2의 도시인 로테르담 지방의회 선거에서 34%의 득표율을 보인 데 이어 15일로 예정된 총선에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터라 네덜란드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밤 비상 각료회의를 소집, 총선 연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포르투완은 힐베르숨의 3FM 라디오 방송국에서 이번 선거와 관련한 인터뷰를 마치고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로 돌아가다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머리와 가슴, 목 등에 최소한 6발의 총격을 받았으며 현장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에서 33세의 백인 용의자 한 명을 체포했으나 신원과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리스트당은 3월 로테르담 지방의회 선거에서 반 이민정책과 공격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워 45개 의석 가운데 17석을 차지했으며, 이번 총선에서도 전체 150석 가운데 28석을 확보, 다수당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돼 유럽 극우파의 전면 부상을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져 왔다.
남경욱기자
■ 포르투완은 누구인가
핌 포르투완(54)은 네덜란드 인구는 1,600만 명으로 충분하며 더 이상 이민자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 이민주의자이다.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그는 특히 동성애를 인정치 않는 이슬람국가 이민자들의 이주에 반대해 왔으며, 이를 위해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한 네덜란드 헌법 1조를 철폐할 것을 주장했다.
보수적인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그로닝겐 대학 교수가 되면서 칼럼니스트로, 시사평론가로 이름을 얻었다. 빡빡 깎은 머리에 이탈리아제 고급 양복을 즐겨 입고 운전사가 달린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멋쟁이 생활방식도 젊은 층의 인기를 얻는 데 한 몫 했다.
70년대 히피의 메카로 알려진 국제자유도시 암스테르담의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이런 사고와 생활방식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