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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남해안 도로 과잉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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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남해안 도로 과잉투자다

입력
200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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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서해안을 따라 부산에 이르는 해안도로가 뚫린다고 한다. 총연장이 897㎞나 되는 이 국도 77호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도로일 뿐 아니라, 세계 토목공사상 유례 없는 장대교량을 가진 해상ㆍ해안도로가 된다고 한다.이 가운데는 안면도와 보령을 잇는 길이 11㎞ 짜리 교량이 포함되며, 신안 앞바다 비금도와 그 주변 섬까지 교량으로 연결된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국토연구원에 맡긴 용역결과를 토대로 이 계획을 확정해 세부작업을 추진 중이며, 6조원 정도의 예산으로 2005년쯤 착공해 2020년께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우리 역사상 최대의 도로건설 사업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사업이 언제 어떤 경위로 결정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업의 타당성, 노선, 투자 우선순위 같은 기본적인 사항은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묻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계획을 내놓고 그런 줄 알고 있으라는 것인가.

도로망이 거미줄처럼 촘촘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곳엔 서해안 고속도로 남해안 고속도로가 있지 않은가. 웬만한 국도까지 모두 넓어지고 직선화 돼있다. 그런데 리아시스 식 해안선을 따라가다 섬으로 건너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그런 도로가 꼭 필요한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신안 앞바다 여러 섬들을 잇는 교량도로는 투자효과를 의심케 한다. 소수 도서주민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누가 보아도 낭비요, 정치적 오해 소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비율로 세계 2위의 고속도로 보유국이다. 그 예산을 철도 건설과 기존철도 개량에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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