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평균여성’ 김서울(32)씨는 비정규직으로 의류 판매업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월수입은 108만원 정도다.김씨는 27세에 결혼해 2돌 된 딸을 하나 두고 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김씨는 가사노동을 포함해 하루 평균 5시간59분 일을 하는데 현재 친정어머니가 돌보고 있는 딸이 성장함에 따라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중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넉넉치 않은 수입 때문에 주말에는 주로 TV를 시청하거나 모자란 잠을 자는 등 집에서 보낸다.
책은 한 달에 한 권 꼴로 읽고, 컴퓨터 실력은 문서작성을 하는 정도의 초보수준으로 일주일에 5시간 정도 사용한다.
김씨는 “부부는 동등한 권한을 가져야 하며, 아들로 대를 잇는다는 의식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가 6일 발간한 ‘서울여성백서 2001’에 나타난 ‘평균여성’의 모습이다.
이번 백서에 나타난 가장 뚜렷한 특징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짐에 따라 사회적 지위나 남녀평등의식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도 가사노동과 자녀양육은 대부분 여성이 맡고 있는 등 결혼 후 여성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의 여성취업자는 190만여명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하고 있다. 구직자의 취업률도 매년 상승해 1999년 11%에서 2001년에는 21%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서울여성 취업자의 48.9%가 사무직을 차지해 취업여건 역시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의 경우는 52.5%가 단순노무직으로 취업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초혼과 출산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울여성의 초혼연령은 90년 25.6세에서 2000년 27.3세(남성 29.7세)로 높아졌다.
또 20대 출산율은 낮아진 반면 30~34세는 18.2%에서 32.5%, 35~39세는 2.4%에서 6.3%로 각각 증가했다.
흥미로운 현상은 초혼 남성과 재혼 여성의 결혼 비율이 3.6%를 기록, 80년 1.5%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반면 재혼 남성과 초혼 여성의 결혼 비율은 80년 4.8%, 90년 3.9%, 2000년 3.1%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
한편 결혼 후 남녀간 가사분담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성의 하루평균 근로시간(가사노동 포함)은 5시간59분으로 남성보다 52분 더 일하고 있다.
또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도 결혼 후 육아문제로 퇴직했다 자녀가 어느 정도 자란 후 재취업하는 전형적인 ‘M’자형을 보였다.
이밖에 여성의 월평균 급여액은 108만1,000원으로 남성의 168만4,000원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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