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崔圭善)씨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는 6일 김홍걸(金弘傑)씨가 2000년 7~12월 유상부(劉常夫) 회장 등 포스코 고위간부를 수 차례 만난 사실을 확인, 타이거풀스 주식 고가매각 과정에 관여했는지 집중 조사중이다.검찰은 특히 최씨가 포스코에 대한 주식매각 수수료 명목으로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로부터 받은 24억원 중 일부가 홍걸씨에게 실제 전달된 단서를 잡고 홍걸씨가 유 회장 등 포스코 고위층에게 직접 고가매입 청탁을 했는지도 캐고 있다.
검찰은 유 회장과 포스코개발 부사장 조용경(趙庸耿)씨를 조만간 재소환, 이희호(李姬鎬) 여사나 여권 핵심실세가 유 회장측에 홍걸씨를 만나도록 요청했는지도 확인키로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포스코측은 “이 여사나 청와대가 홍걸씨와 유 회장의 만남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검찰은 또 홍걸씨와 포스코 고위간부들이 지난해 7월 이후 빈번히 만나 홍걸씨가 설립 추진 중이던 벤처캐피털에 대한 외자유치 작업을 벌이고 최씨가 포스코에 특정업체의 납품수주 청탁을 벌인 점에 비춰 최씨 및 홍걸씨가 포스코를 통해 다른 이권사업에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추가 거래관계가 있는지도 확인중이다.
검찰은 유 회장이 고가에 주식을 매입토록 지시하거나 협력업체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키로 하는 한편 홍걸씨를 내주 중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포스코측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 7월30일 최씨와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요청으로 유 회장과 홍걸씨 부부, 최씨와 김씨, 조 부사장이 만나 벤처사업 관련 얘기를 나눴다”며 “포철에 대한 미국의 철강수출 규제문제를 해결해 준 최씨가 이듬해 3월 타이거풀스 주식 매수를 요청, 전망이 좋다고 판단해 계열사 등을 통해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 “대통령 세 아들에 이어 영부인까지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한 뒤 “진실을 밝히고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이 여사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당 특위회의에서 “이 여사의 주선은 주식 매입 압력수단이 됐다”며 “이 여사는 홍걸씨에게 무슨 부탁을 받고 무슨 이유로 포스코 회장과의 만남을 주선했는지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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