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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세상 / 퇴직교사 12명 숲생태 선생님돼 "학생들 다시 만나니 젊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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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세상 / 퇴직교사 12명 숲생태 선생님돼 "학생들 다시 만나니 젊어지네요"

입력
200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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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학생들을 만나니 5년은 젊어진 것 같습니다.”정년 퇴직한 60대에서 70대 초반의 전직교사 12명이 숲 생태교사로 다시 학생들을 만났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 서울 온곡중학교 1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숲 생태학교에서 이들은 나무의 이름과 특성, 한국의 곤충, 식용 풀을 알아맞히는 방법 등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2시간 남짓 걸린 수업시간 동안 학생들은 할아버지 교사들의 말에 귀울이며 즐겁게 따라 다녔다. 1.3㎞의 등산로를 돈 뒤, 나무 이름 알아맞추기, 나무 한 짐지기 등의 게임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을 위한 자연체험 수업은 사실 노인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됐다.

노인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는 대한성공회 대학로 교회 지성희 신부가 전문직 종사 퇴직자들에게 건전한 노년문화 정착을 위해 준비한 행사. 40여명의 지원자가 3개월 과정의 ‘숲 생태 해설가 학교’를 수료한 뒤 이 날 처음으로 산에 오른 것이다.

숲 안내인 교육을 수료한 60~70대 초반의 퇴직자들은 평소 등산을 즐기거나 평소 동식물에 관해 관심을 가져, 여느 생태학자 못지 않게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는 교사들.

이들은 서울 재현, 온곡, 중계 중학교 3,500명 학생들에게도 숲 생태 교실을 열 계획이다.

지신부는 “전문직 종사 퇴직자에게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살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숲 안내인을 더 많이 양성, 숲 생태 학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숲 안내인들은 자원봉사차원에서 무보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신부는 예산이 확보되면 보수를 주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지 신부가 이끌고 있는 종로시니어클럽은 현재 노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찜닭집 택배 사업 유료간병인 파견사업 등도 실시하고 있다.

김동선기자

wee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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