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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걸 '프랑스 드림' 절반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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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걸 '프랑스 드림' 절반 이뤘다

입력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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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연 커튼콜 때 맨 앞줄에 주역들과 나란히 서 인사하면서 참 감격스러웠습니다.”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동중인 김용걸(28)씨가 정식입단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요 배역에 발탁돼 화제다.

파리 바스티유 극장에서 공연중인 ‘돈키호테’의 집시 역을 4월 15일부터 맡아 4일까지 총 6회를 공연했다.

당초 이 역을 맡은 무용수가 공연 직전 부상해 뜻밖의 행운을 잡았다. 무용수 등급 5개중 가장 낮은 ‘카드리유’(군무 담당)가 솔리스트들이 맡는 역을 거머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화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가득했다. “지난달 13일 최종 리허설 때 갑자기 배역이 떨어졌다. 이틀 전 ‘집시 춤 순서를 외워두라’는 말을 들었지만 설마 했다.”

그는 총 15회 공연 중 네 번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반응이 좋자 두 번이 추가됐다. 집시 역은 2막의 집시 군무신을 이끄는 대장으로 독무 2인무까지 추는, 2등급 정도의 주요 배역이다.

르 피가로는 “주목할 만하다”고 평했고, 발레 팬 게시판에도 “정열적인 춤이었다”는 등의 글이 올랐다. 발레의 본고장 파리 관객들의 까다로운 눈을 감안하면 꽤 좋은 평가는 받은 것이다.

그는 “연습이 너무 부족해 개인적으론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면서도 “이제 나도 발레단이 꼭 필요로 하는 무용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다 2000년 초 프랑스로 갔다.

6개월간 견습생활을 거쳐 파리 발레단 339년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정단원이 됐다. 자청한 길이지만 국내 최고의 발레리노에서 군무로 새 출발하려니 몸도 마음도 고달팠다.

“프랑스 발레는 내가 배운 러시아식과 스타일이 너무 달라 모든 걸 새로 익혀야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늘 초조했고 부상도 잦았다. 욕심을 버리고 순간순간 최선만 다하자고 마음 먹은 뒤 실력도 늘고 건강도 좋아졌다.”

그는 국내 팬들이 이번 주요 배역 발탁에 환호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고맙다.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7월 세계 발레스타 초청 공연에서 김주원과의 2인무, 10월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서 로미오로 국내 팬들을 찾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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