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수서택지분양 특혜의혹이 재현되는 것인가. 수감 중인 김은성 전 국정원2차장이 2심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은 메가톤급 폭발력을 갖고 있다.국회의원, 고급 공무원, 판ㆍ검사, 국정원 간부 등 사회 지도층 인사 130명이 성남시 분당구 백궁ㆍ정자지구의 파크뷰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았다는 내용은 충격적이다.
파크뷰 아파트는 100대 1의 청약 졍쟁률로 인기를 끈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다. 그는 탄원서에서 특혜 분양자들에게 해약을 종용했다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해약이 아니라 특혜 행위 자체다.
물론 김씨의 주장이 아직 사실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용도변경에 개입된 것으로 거명돼왔던 민주당 김옥두 의원이 파크뷰 아파트 70평형을 분양받았다 해약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특혜 분양의 개연성은 커지고 있다.
사회특권층의 아파트 특혜의혹은 내집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서민들을 울리는 대표적인 권력형 부조리다.
개인비리 차원을 넘어 사회통합과 국가 기강을 위해서라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안이다. 국민들은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사건, 수서택지분양특혜사건 등과 같은 권력형 아파트 특혜의혹이 이 정권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는데 분노와 실망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각종 게이트 수사 때문에 수사인력이 달린다고 수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130여명의 명단 및 관련자들을 추적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 시민단체들이 제기해 온 백궁ㆍ정자지구 용도변경의 특혜의혹 진상도 밝혀야 한다.
차제에 국정원이 컴퓨터 해킹을 통해 특혜분양자의 명단을 입수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도 진위여부를 확인하길 바란다. 국가기관이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고 해커를 동원해 개인정보를 빼냈다면 이것 역시 심각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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