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金九) 선생과 윤봉길(尹奉吉) 의사는 한국만의 독립영웅이 아닙니다. 중국인도 기억해야 할, 세계사에 길이 남을 참 영웅입니다.”최근 윤 의사의 일생을 담은 전기소설 ‘천국의 새’(범우사 발행)를 낸 중국 작가 샤니엔셩(夏輦生ㆍ54·사진)씨가 윤 의사 의거 70주년(4월 29일) 기념행사 참석차 한국에 왔다.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夏씨는 “윤 의사의 1932년 4월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공원 의거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숲 속을 헤매던 이들에게 길을 열어주었고, 한국인과 중국인이 일제의 압박 속에 살아서는 안 되는 민족임을 세계에 알린 쾌거였다”고 말했다.
자싱(嘉興)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이자 작가인 夏씨는 89년 ‘백범일지’를 읽고 감명받아 김구 선생의 일대기 취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영웅, 윤 의사를 만났고 자신의 큰 형부의 아버지가 김구 선생 경호원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편안한 삶을 버리고 진정한 인간애를 실천한 두 영웅의 삶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이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라 역사가 내게 준 사명이다.”
첫 결실로 2년 전 김구 선생이 훙커우 의거 직후 자싱으로 피난해있을 때 중국인 처녀와 나눈 사랑을 그린 소설 ‘선월(船月)’, 중국 내 활동을 담은 전기 ‘호보유망(虎步流亡)’을 펴냈다.
그는 “‘천국의 새’를 쓸 때 행여 방해될까 걸음조차 조심하던 어머니께서 탈고를 보지 못한 채 재작년 돌아가신 것이 가장 한스럽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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