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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민대 총장-칭화대 부총장 대담 / "한·중 대학·학생교류 시너지효과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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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민대 총장-칭화대 부총장 대담 / "한·중 대학·학생교류 시너지효과 창출"

입력
200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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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중점 관리할 정도로 최일류 대학으로 꼽히는 77개 ‘중점 대학’ 중 11개대 총장ㆍ부총장이 한꺼번에 방한 중이다.이들은 경희대가 한ㆍ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21세기 고급인재 육성을 위한 한ㆍ중 협력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한ㆍ중 대학총장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성균관대ㆍ한양대ㆍ광운대ㆍ이화여대ㆍ숙명여대 등 15개대 총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본보는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18층 미팅룸에서 후둥청(胡東成ㆍ55) 칭화대 부총장과 지바우청(紀寶成ㆍ58) 중국인민대 총장을 만나 대담형식으로 한ㆍ중간 교육분야의 교류ㆍ협력 활성화 방안과 중국내 고등교육 개혁의 현주소 등을 들어보았다.

대담은 이번 회의를 개최한 경희대 조정원(趙正源)총장이 진행했다.

/편집자 주≫

조정원 총장=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베이징(北京)대 총장이 방문단에서 막판에 빠졌다. 중국의 대학 총장은 해외를 방문하는데 제약이 있는가.

지바우청 총장=중국에는 모두 1,200여개의 4년제 대학이 있는데, 이들 중 77개대는 정부로부터 ‘중점 대학’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중점 대학 총장은 해외 나들이에 앞서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외국방문 기회도 연간 2차례 이하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

중국내 고등교육 최고지도자들이 동시에 한 나라를 대거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단에 포함된 11개대는 중국의 최일류대학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조정원=칭화대와 인민대는 중국 내에서 각각 이공계 분야와 인문ㆍ사회분야에서 최고의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대학들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개혁과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진국 대학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노력은 어떤 것이 있는가.

지바우청=경제개혁 바람을 타고 대학의 관리ㆍ운영방법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 도처에서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첫번째 변화는 중국 고등교육이 과거 엘리트 위주의 교육에서 이제는 대중화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칭화대ㆍ베이징대ㆍ중국인민대 등 최일류대학은 여전히 엘리트 교육을 중시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실천하기는 사실상 곤란하다. 일반 대학은 대중화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반면, 명문대는 여전히 엘리트 교육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인민대의 경우 학부생 정원은 이전보다 조금 늘어 학생간 수준 차이가 크지 않지만, 대학원생 규모는 과거보다 너무 확대돼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경제체제 변화에 따라 고등교육의 내용도 달라져야 하는데, 대학의 교육내용을 사회수요에 맞게 어떻게 변화시키느냐가 두번째 당면 문제다.

또 대학의 수준을 어떻게 국제적으로 높이느냐, 세계적인 명문대와 같은 교재를 쓰면서 중국적 특색을 넣을 수 없느냐, 국제화와 중국화 양자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느냐, 교수와 학생의 질을 제고하는 것 등도 과제이다.

조정원=중국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어느 정도인가.

후둥청 부총장=중국 대학이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2005년까지 고등교육 수혜율이 15% 정도가 될 것이다.

현재는 13% 수준이고 7, 8년전에는 8%선에 머물렀다. 현재 중국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는 고등교육 기회를 높이면서 대학의 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느냐 이다.

대학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질을 제고하는 것은 영원한 문제가 아니냐. 교육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려면 우수한 학생과 교수, 충분한 경비, 선진적 관리ㆍ운영이 필요하다.

칭화대가 추구하는 것은 종합성, 연구 분위기 제고, 개방성 이다. 종합성은 여러 학과를 빠짐없이 모두 갖추는 것이다.

세계 일류 대학과 마찬가지로 연구분위기 제고를 학교 관리ㆍ운영의 중요한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괄목할 만한 실험결과도 많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대학원생은 물론 학부생에게도 실험실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대학을 기업과 사회에 개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학교가 시장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다. 국제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칭화대의 경우 중국내 대학과의 경쟁이 아니라 세계 일류 대학의 수준을 스스로 요구하고 있다.

조정원=칭화대 경제관리원과 경희대 경영대학원이 지난해 12월 한ㆍ중간 대학교류 역사상 최초로 ‘중국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특별과정’ 을 개설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후둥청=그동안 다른 한국 대학과는 학술교류 협정을 맺어도 실질적인 교류가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특별과정은 개설하자 마자 석사과정생들이 입학, 칭화대에서 수업을 받는 등 아주 잘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의 목표는 한국인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잘하는 중국통을 만드는 것이다. 제가 알기로는 경희대에서 선발해 보낸 40명은 칭화대에서도 인정할 수 있는 고급 인재들이다. 이런 것을 기초로 해 두 학교가 희망하는 것은 공동 학위수여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조정원=중국내 모든 분야에서 시장경제원리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데 대학의 사정은 어떤가.

후둥청=과거 중국 대학은 경제관념이 없었지만 지금은 모든 면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제 학교 경영도 경제적 효율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대학은 시장경제에 부응하는 고급인재를 배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은 특수한 물건과 같은 것이어서, 시장경제논리만을 맞출 수는 없다.

교육이 경제적 효율성과 결합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초과학 발전이나 사회ㆍ문화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도 힘을 쏟아야 한다.

조정원=중국 대학이 서구나 한국 대학과 비교해 강점이 있다면.

지바우청=우선 학생의 질이 높다고 생각한다. 중국 대학생들은 수백만명의 학생 중에서 최고 우수한 학생을 선별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질이 높다.

두번째는 중국의 고등교육이 이론적인 기초교육을 매우 중요시 한다는 점이다. 이 기초교육이 계통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서구에 비해 중국 대학과 학생이 아직 창의성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기초지식이나 지식의 계통성(시스템화)은 낫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학은 교육철학이 확고하고 동서양의 우수한 문화를 잘 결합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대학은 과학기술 연구의 기초가 잘 돼 있고 우수하다.

또 산학협동이 잘 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대학의 장점은 중국의 고등교육의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양국 대학이 서로 보충하고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조정원=칭화대가 중국내 최고지도자를 많이 배출하며 명성을 날리고 있다. 비결은.

후둥청=칭화대의 학풍을 알아야 한다. 우선 자강불식(自强不息)으로 교수와 학생이 항상 진취적인 정신을 갖고 최고의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둘째는 후덕재물(厚德載物)로 인격적인 도덕수양을 통해 포부를 넓혀서 그 사람이 어떤 책임을 맡아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역사의 중임을 맡을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낸다는 것이다.

셋째는 행승어언(行勝於言)으로 말보다 실천을 우선시 한다. 말이 실제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성실히 노력한다. 이에 덧붙여 기본적으로 교수와 학생의 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조정원=베이징대와 칭화대 모두 우수하지만 베이징대는 중국 전통정신을 비교적 잘 보유, 계승하고 있고 칭화대는 서구의 우수한 점을 잘 받아들여 좀 더 서구화하고 합리적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둥청=그 말이 맞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칭화대가 서방화 했다는 것에 대해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칭화대는 1911년 개교 이래 3가지를 중시해 왔다. 첫째는 고금관통(古今貫通)으로 중국의 전통과 현대를 일치시키려고 노력해 왔다.

둘째는 중서융회(中西融會)로 동서양의 우수한 점을 서로 결합해 발전시키려고 애써왔다. 셋째는 문리침투(文理浸透)로 과학과 인문을 구분하지 않고 양자가 서로에게 보충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한다. 이 때문에 칭화대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이공계 계통이지만 인문적 소양도 매우 두텁다.

조정원=중국의 대학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총장의 권한과 대학의 자율성은 어느 정도인가.

지바우청=과거에는 모든 것을 정부가 관리했지만 지금은 전적으로 총장에게 맡겨져 있다. 인사는 물론, 월급 등 예산집행도 대학 자율이다.

교육과정도 큰 틀만 정부에서 정하고 학과ㆍ전공 개설도 대학에 맡겨져 있다. 경비문제는 정부지원금 외에 여러 방법이 동원된다.

인민대의 경우 정부가 주는 돈은 50%도 안된다. 기타 경비는 학비와 출판사ㆍ평생교육원에서 얻어지는 수익 등으로 충당된다. 이런 활동은 과학기술연구소가 많은 칭화대가 잘 한다.

후둥청=경비 조달은 5개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부지원금은 40%정도이고 국가ㆍ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얻는 수익이 중요 재원이다.

예전에는 학비를 받지 않았으나 지금은 받는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지바우청(중국인민대 총장)

*장쑤성 양저우 출신 58세

*북경상학원 학부 졸,중국인민대 경제학 석사

*주요경력=중국인민대 부교무장,상업부 교육사사장,교육위원회 고등교육사 사장,국무원 학위위원회 학과평의조 위원(현)

주요 연구분야=시장과 상품유통,상업경제,마케팅 분야 교학 및 연구,중국내 마케팅분야 최초 연구자

*주요 저서='상업활동론','시장시장영소(마케팅)학 교정'등 다수

▽후둥청(칭화대 부총장)

*장쑤 성양저우 출신 56세

*칭화대 전자가동화 공제고학부 졸(석·박사),2년간 독일 유학

*주요경력=칭화대 대학원 상무부원장,칭화대 부총장 겸 전자자동화 공제학과 교수(현)

*주요 연구분야=자동화 실험기술 개발,전자기술 개발 및 응용

*연구실적=전자신호처리 및 데이터처리시스템,기계자동화망 설비,전기전력기술 개발,시스템 설비 및 보조장치설계

▲사회:조정원 경희대 총장

*서울 출신 55세

*경희대 경제학과 졸,미국 페어리 디킨슨대 국제정치학 석사,벨기에 카톨릭루벤대 국제정치학 박사

*주요경력=경희대 정외과 교수,경희대 국제교류위원회 위원장,경희대 서울캠퍼스 부총장,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현),국제교육진흥원 운영심의회 위원장(현),대한체육회 부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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