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타던 주식시장이 조정에 접어들면서 공모주 청약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올들어 70개사가 공모를 끝낸 데 이어 이달 말까지 13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고 12개사는 거래소 상장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특히 이달 말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실시하는 대규모 공모는 하나의 이벤트로 꼽힌다. 증권사들도 여유자금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증권사들은 공모자금 대출서비스까지 해주며 공모 열기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모시장은 벤처붐이 일었던 지난 2000년 초와 달리 상장ㆍ등록하면 무조건 주가가 2~3배 오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기업 경영실적에 따라 공모 후 주가 흐름이 결정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6월부터는 그동안 공모주 투자 잣대로 활용돼오던 본질가치 개념이 사라지고 공모를 주간하는 증권사 자율에 따라 기업가치 분석이 결정되는 만큼 공모주 투자에 더 신중해야 한다.
■신규 등록ㆍ상장 봇물
코스닥시장에선 이달 13개사가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또 등록심사 통과기업 가운데 8개사가 조만간 공모일정을 확정 발표한다. 이 밖에 올들어 등록심사를 통과한 나머지 기업들도 6개월 내 공모를 할 예정이며,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만 132개사에 이른다.
지난 해까지 신규상장이 거의 없었던 거래소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LG카드 상장에 이어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증권거래소에 유가증권 신고서를 내고 29~31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키로 했다. 성진지오텍 현대오토넷 한샘 포항강판 5개사는 이달 중에 상장심사 통과여부가 결정돼 이르면 6월께 공모를 실시한다. 또 삼천리제약 세일철강 글로윈 태경화학 세종공업 신세계건설 교보증권 등 7개사가 상장을 신청하는 등 20~30개사가 신규 상장될 전망이다.
■뭉칫돈 몰리는 공모시장
공모주 투자는 기존 주식투자에 비해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다는 게 장점. 지난달 거래소에 상장되는 LG카드의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4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영진닷컴의 코스닥 등록 공모 경쟁률은 343대 1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공모주 시장에 돌아다니는 대기성 자금을 5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특히 한차례 공모를 하면 2주 정도 자금이 묶이는 만큼 주단위로 2~4건씩 있는 공모기업 수에 따라 코스닥 공모기업 1개사 당 보통 7,000억~1조원의 공모자금이 몰린다.
■매물부담에 관심을
공모기업 선택을 위해서는 우선 신문에 나온 종목소개 기사와 금융감독원 공시실 인터넷사이트(dart.fss.or.kr)에 나온 사업설명서를 보고 회사의 사업내용과 재무사항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공모주 투자전문 사이트인 IPO스톡(www.ipostock.co.kr)을 참고하는 것도 편리하다.
등록 이후 한달 이내 매도하는 경향이 강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특히 등록 이후 매물화할 수 있는 물량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기관의 보호예수물량 등을 검토해 초기매물이 없는 주식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부분의 기관이 1∼2달간 매각하지 않겠다는 보유확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유확약 물량이 많고 비율이 높을수록 초기물량부담이 작아 상승 가능성이 높다.
굿모닝증권 기업금융부 김회천 과장은 “주가 전망보다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비율을 확인하고 매매개시후 한달 안에 유동화할 물량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청약안내 공고에 나오는 영업ㆍ재무 위험 등 투자자 유의사항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상투자 주의
최근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공모주 청약자금 대출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청약경쟁률이 예전보다 높아져 자칫 손해 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경쟁률이 높아 배정받은 주식수가 크게 줄어들면 청약자금을 대출받은 투자자는 환불일까지 다시 대출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등록 후 공모주 처분에 따른 이익이 8%대의 대출자금 이자부담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에서 실시하는 청약자금 전액을 대출받을 경우 투자자 부담은 더 커진다. 등록 후 공모가 수준에 머물거나 공모가를 밑돌면 투자자가 주가하락에 대한 손실과 대출이자까지 모두 떠안아야 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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