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소년, 소녀가 모두 영화 키드가 되어버렸다는 얘기가 과장만은 아니다.영화 포털 사이트에 오르는 관객들의 평은 전문가들의 그것처럼 많이 꼬이지도 않으면서 더 신랄하고, 재미있다.
호평이건, 혹평이건 그들의 관심이 된다는 것은 영화 흥행과도 직결된다.
재미있는 것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데 반해 영화에 대한 코멘트는 ‘집으로…’나 ‘울랄라 씨스터즈’에 비해 훨씬 많다.
조회수가 다른 영화의 2~3배에 달하고 있다.
‘감우성과 엄정화가 007 미팅으로 만나는 것은 너무 구식이다.’ ‘엄정화 쌍꺼풀 수술한 거 너무 티 난다, 배우들의 노출 수위를 적당히 잘 조절한 것 같다.’ ‘원작에서의 문어체 대사를 그대로 살린 것이 거슬렸다.’ ‘원작에서 나왔던 주변인들을 생략해 두 사람의 이야기에만 포커스를 맞춰 영화가 깔끔하게 느껴졌다.’ 등등.
더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영화평과 더불어 결혼과 연애, 사랑에 대해 나름대로의 ‘관(觀)’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죽도록 사랑하면 죽거나 사랑하는 일 뿐이다. 단지…조건을 재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20년 이상을 살면서 지키려 했던 순수한 나를 잃어버리게 되는 첫 단계.’ ‘나라면? 에구구. 머리가 좋지 못해서, 안 들킬 자신이 없다. 그래서 (바람을) 안 한다(안 피운다)’ ‘결혼은 직장을 얻는 것이다. 사장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아르바이트도 가능한 게 직장이다.’
결혼은 경제와 사회문화적 배경, 애정지수 등 수많은 변수들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고차 방정식이다.
대부분 정답이 없다. 처음엔 정답이었다 뒤늦게 오답으로 판명 나기도 한다.
그래서 결혼은 어렵고, 그 어려운 일의 답을 엿보려는 이들은 소설 혹은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읽거나 보고, 그에 대해 의견을 올리고, 남이 올린 의견을 또 다시 엿보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관객반응을 보고 얻은 결론 하나. 결혼은, 궁금한 짓이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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