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탤런트 대(對) 스타 PD 대 유명 작가’.방송3사 주말드라마가 각각 비장의 카드를 들고 시청률 싸움에 뛰어들었다.
4월28일 첫 방송한 MBC ‘그대를 알고부터’는 인기와 연기력을 겸비한 최진실 김혜자, 4월27일 시작한 SBS ‘그 여자 사람 잡네’는 ‘옥이 이모’ ‘은실이’ 등을 연출한 스타 PD 성준기씨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KBS2 ‘내 사랑 누굴까’(3월2일 첫 방송)는 ‘사랑이 뭐길래’ ‘청춘의 덫’을 집필한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씨 카드로 승부를 걸고 있다.
세 드라마가 처음 맞붙은 28일 승자는 이날 첫 방송한 MBC ‘그대를 알고부터’(극본 정성주, 연출 박 종).
옌볜 처녀 옥화(최진실)의 서울 방문기를 그릴 이 드라마는 시청률 23.1%(TNS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 ‘그 여자 사람 잡네’(14.4%)와 ‘내 사랑 누굴까’(13.8%)를 가볍게 눌렀다.
결혼 후 처음 TV에 출연한 최진실의 깜찍한 옌볜 사투리와 ‘연기 9단’ 김혜자의 순박한 아주머니 연기가 시청자를 단번에 끌어들였다.
인터넷 게시판에도 이들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변진숙(HEART100)씨는 “김혜자씨는 우리가 아무리 잘못을 해도 다정하게 품어줄 것 같은 친정어머니 같은 분”이라며 “내가 좋아하는 김혜자씨가 나온다니까 드라마에 정이 간다”고 밝혔다.
이밖에 “갑자기 다른 말투 쓰는 건 정말 힘들 텐데 최진실의 당찬 옥화 역이 기대됩니다”(박세하) “진실이 언니는 아줌만데도 여전히 귀엽네요”(이상철) 등 1일 오전 현재 300여 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SBS ‘그 여자 사람 잡네’(극본 문영남)는 보수, 개혁, 자유분방을 각각 표방한 대가족 3대의 세상살이 이야기.
27일 첫 방송 때부터 성준기 PD 특유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영상이 펼쳐졌다.
성 PD는 ‘옥이이모’에서 1950~60년대 경상도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향토색 넘치는 화면, ‘은실이’에서는 아역 탤런트 전혜진의 억척연기를 이끌어낸 스타 연출가이다.
SBS는 이 같은 성 PD의 인기를 의식, 드라마 예고편에 이례적으로 성 PD를 출연시키기도 했다.
주인공 오천수 역을 맡은 김태우가 “감독님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은데 어떤 드라마죠?”라고 묻자 성 PD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본을 보여준다는 내용.
성 PD는 “대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강성연 윤고은 김태우 등 세 젊은이의 풋풋한 사랑을 되도록 순수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KBS2 ‘내 사랑 누굴까’(연출 정을영)는 두 신참 드라마에 아직까지 밀리는 형편.
여운계 정혜선 이승연 이태란 등 여성 연기자들의 속사포 같은 대사와 탁월한 심리 묘사 등 김수현씨의 장기는 여전하지만, 27일 종영한 MBC ‘여우와 솜사탕’의 인기가 워낙 거셌다는 평이다.
다만 한때 10.2%(3월30일)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이 최근 13.8%(4월28일)까지 오르고 있어 시청률면에서 탄력이 붙었다는 관측도 있다.
제작사인 삼화프로덕션의 신현택 대표이사는 “원래 김수현씨 드라마는 연기자나 시청자가 작가의 빠른 대사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중반 이후에는 예전 같은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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