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야당 경선 '무기력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야당 경선 '무기력증'

입력
2002.05.02 00:00
0 0

갖가지 불공정 시비가 거론되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대리투표 시비가 불거져 나왔다.지난달 30일 대전ㆍ충남경선에서 한 당원이 중앙 당직자인 지구당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대신 찍었다는 것인데, 뜻밖에 한나라당은 지나치게 잠잠하다.

이회창 후보 진영이나, 날을 세워야 할 다른 후보 진영이나 모두 별다른 반응이 없다.

적어도 경선에 관한 한 한나라당 전체가 집단 무기력증에 빠진 듯하다. 물론 이회창 후보의 독주 탓일 것이다.

민주당의 바람에 위기감을 느낀 당원들의 결속도 한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그 뿐만은 아니다. 국민참여경선이라곤 하지만 경선 일정 등이나 모집방법 등에서 일반 시민이 참여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잔치'가 될 가능성은 애초부터 거론됐다.

현장에서 본 지난 8차례의 경선 분위기는 차라리 이회창 후보 추대 대회나 시ㆍ도지부 정기대회에 가까웠다.

어느 지구당이 위원장 이름을 더 크게 연호하는지 경쟁을 벌인 경선대회도 있었다. 50, 60대 당원들이 벌이는 '경로당(黨) 경선'이라는 비아냥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민주당도 사실은 당원들만의 경선이었다" "민주당 TK경선 참여자의 90%는 호남 출신"이라고 항변한다.

또 "일반 시민 참여는 어렵다"는 정치현실론을 강변하기도 한다.

이들의 변명에서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하며 내세운 정당민주화와 참여정치 확대라는 취지는 찾을 수 없다.

결국 한나라당 스스로가 '김빠진' 경선을 자초했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 인 셈이다.

한나라당 경선에는 50~60억원 대의 막대한 비용이 든다.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도 적잖은 몫을 차지한다.

무용론 마저 나오는 '집안잔치'에 낭비하기에는 아까운 비용이다. 이제 막 경선 반환점을 돌아선 한나라당은 이 대목에서 경선유용론을 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안준현 정치부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