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선 축구 월드컵, 스탠드에선 비즈니스 월드컵.월드컵이 열리는 5~6월,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운동장을 누비는 동안 경기장 안팎에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한 정부 및 기업들의 투자홍보 및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월드컵을 투자유치와 수출촉진의 계기로 삼기 위해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세계 굴지의 다국적기업 CEO 50여명이 월드컵 개막에 맞춰 서울을 찾는다.
정부 초청으로 방한하는 이들은 월드컵 개막 하루 전인 5월30일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CEO 라운드테이블(한국투자설명회)’에 참석하고, 월드컵 개막식을 참관한다. 또 개별 기업들과의 면담을 통해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회도 갖는다.
특A급으로 이들을 모시는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이들이 세계 비즈니스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
참석이 확정된 인사들 중에는 헬무트 팡케 BMW 회장, 게리 앤더슨 다우코닝 회장, 헤닝 슐트 노엘레 알리안츠생명 회장, 손 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엑손모빌 다우케미컬 유니레버 바스프 등도 그룹 2인자나 계열사 사장급 고위층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자동차는 당초 CEO를 대신해 슈마야 레비 재무담당중역(CFO)가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바쁜 일정에 밀려 막판에 취소됐다.
정부는 이들에게 우리나라의 투자환경과 투자성공 사례 등을 소개하고, 다국적기업 지역본부 유치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세계 곳곳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이들 기업 CEO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면 올 외자유치 목표인 150억달러 달성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가 우리나라의 ‘동북아 허브(Hubㆍ물류 중심)’ 구상에 대한 타당성과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개막 이틀 전인 29일 외국기업협회 주최로 열리는 ‘서울투자포럼’에는 수파차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미 콜롬비아대 교수가 초청 강연을 한다.
당초 제프리 삭스 콜롬비아대 교수(전 하버드대 교수)를 초청할 예정이었으나, 학교 이적 등 개인사정으로 인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에는 주한 외교사절과 주한 외국기업 CEO들도 대거 참석해 외국인 직접투자의 경제적 효과와 한국의 투자여건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산자부는 개막일인 31일부터 6월5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투자홍보관도 운영한다. 외국 기업인들에게 투자환경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자는 것이다.
또 지난해와 올해 선정한 220개 일류상품전시회와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월드패션페어’를 개최하고, 1,700여명의 해외 바이어를 유치해 수출구매상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고객 초청행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기업용 네트워킹 솔루션업체인 미국의 어바이어는 개막식과 준결승전에 자사 고객 300명을 초청해 경기관람과 함께 제품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코카콜라, 다임러크라이슬러,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도 고객 및 협력업체 관계자 초청행사를 준비 중이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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