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뤄진 민주당의 당직 개편은 한화갑(韓和甲) 대표 친정체제 구축 또는 신주류의 당 요직 장악으로 요약할 수 있다. 비주류 일각에서 즉각 볼멘 소리들이 나온 게 그 반증이다.이번 개편의 핵은 사무총장이다. 당초 한 대표의 최측근인 문희상(文喜相) 의원이 0순위였으나 하룻밤 사이에 김원길(金元吉) 의원으로 바뀌었다. 최고위원 지명을 둘러싼 당내 대립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신주류측은 당초 김중권(金重權) 고문과 김원길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려 했지만 구주류측이 제동을 걸자 한 대표계인 김 의원 카드는 살려두고 김 고문을 배제하려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돌연 김 고문이 상임고문과 지구당 위원장자리를 모두 던져 버리자 신주류측은 부랴부랴 ‘김원길 최고ㆍ문희상 총장’안을 백지화했다.
한 대표는 대신 김 의원을 총장으로 돌렸고 최고위원에는 충북 출신인 측근 박상규(朴尙奎) 의원을 내정했다. 김 의원의 총장 발탁에는 그가 재계에 발이 넓어 선거 살림을 꾸려나가는 데 적임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정책위의장 결정 과정도 난산이었다. 한 대표측은 한때 충청권 배려 차원에서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계인 홍재형(洪在馨) 의원을 고려했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후보측과의 조율 과정에서 또 다른 경제전문가인 박병윤(朴炳潤) 의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박 의원은 한 대표와 목포고 동기동창이다. 노 후보측은 당정 분리 원칙에 입각, 당직 인사에 간여하지 않았으나 공약 개발을 맡을 정책위의장 인선에는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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