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동반 폭락한 29일 유독 KT의 시세판만은 붉은색이었다. KT는 30일 예정된 실적발표와 민영화 기대로 이날 폭락장에서 2% 넘게 상승했다. 정부가 KT 지분매각 때 대기업의 지분 참여 한도를 15%로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으로 한때 7%가까이 상승하며 5만8,000원을 회복하기도 했다.올들어 시작된 상승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돼 투자자들로부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통신주들이 최근 조정장을 거치면서 지수 방어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정 이후 시작될 2차 상승장에서 통신주들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주의 저력은 우선 1ㆍ4분기 실적에서 비롯됐다. 미국 시장에서 통신주들이 실적악화로 대폭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통신업체들은 요금인하와 접속료 조정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장사를 잘 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다음달 6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은 최근 투자설명회(IR)에서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54%가량 늘어난 2조2,000억 안팎을,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3,997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30일 IR을 통해 지난해 1분기 순이익(4,177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순익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증권 진영완 연구원은 “KT는 최소한 지난해 1분기 순이익보다 호전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며 “정부가 KT의 소유와 경영분리라는 원칙을 세우고 있지만 최근 재벌그룹의 주식입찰한도 5% 외에 교환사채(EB)의 10% 추가매입을 허용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실질적인 경영권 참여도 허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KTF도 다음달 2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1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600억원)의 두 배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LG텔레콤은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13%, 20.4% 늘어났으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경우 올 1분기 가입자 급증으로 2ㆍ4분기 중 흑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증권 김경모 애널리스트는 “KT의 민영화에 따른 지분경쟁으로 통신주가 동반상승하는 모멘텀이 마련 될 것“이라며 “정부지분 퇴장과 경영효율성 제고, 추가적인 지분확보 경쟁 등 3가지 관점에서 KT주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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