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학전의 창작 뮤지컬 ‘지하철 1호선’(김민기 연출)이 아시아 최고의 예술제인 홍콩 아트 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예술의전당이 제작한 연극 ‘레이디 맥베스’(한태숙 연출)도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동구권 최고의 연극제 ‘콘탁’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두 행사는 높은 수준과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만큼 초청작 선정도 까다롭다.
초청받는 것만도 영광이지만, 거기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바로 국제 무대로 나갈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희망적이다.
세계 굴지의 공연 관계자들이 작품을 사려고 몰려들기 때문이다.
‘지하철 1호선’을 초청작으로 선정한 제 31회 홍콩 아트 페스티벌(2002년 2월 15일부터 3월 9일까지)은 클래식, 재즈, 연극, 오페라, 무용, 민속예술, 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로 꾸며지는 행사.
세계 최고의 공연만 초청하는데, 한국 작품의 참가는 1997년 임진택의 판소리 ‘오적’이 유일했다.
5월 28~29일 폴란드 토룬의 호르지치 극장에서 열리는 콘탁은 1991년 시작돼 매년 5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연극잔치.
동구권 연극 잔치로 출발해 전세계로 범위를 넓혔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구권의 연극 전통이 깊고 강한 지역. 브레히트, 스타니슬라브스키, 그로토프스키 등 현대 연극의 대가를 줄줄이 배출했다.
폴란드는 ‘가난한 연극’을 주창해 무대의 혁명을 일으킨 그로토프스키의 나라,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세계 최초로 공연한 나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극이 상업화의 길로 치닫는 동안 동구는 진지하고 치열하게 연극의 영토를 지키고 키워왔다.
그런 자부심은 동구 연극에 세계 최강의 명예를 안기고 있다.
콘탁은 영어의 ‘컨텍(contact)-접촉, 연락’을 뜻하는 말. 명칭 그대로 다양한 국가의 연극적 접촉이 이뤄지는 장.
특히 경쟁 연극제이기 때문에 우리 연극 ‘레이디 맥베스’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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