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대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는 신제품개발센터 연구원들과 섬유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밀라노프로젝트 3차년도 연구개발품 발표회가 개최됐다.발표회에서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실을 불규칙하게 꼬아 두가지 색조의 효과를 내게 하는 복합사 등 130여 점의 신종 직물이 소개됐다.
참석 업체에는 신개발품에 대해 설명한 샘플 북이 제공됐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을 해 온 신제품개발센터는 최근까지 370여건의 신소재 및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원측은 관련기술을 현장적응 과정을 거쳐 기업에 이전할 방침이다.
지난달 13일∼16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해외 18개 업체 등 210개 업체가 참가한 박람회에는 4,100여명의 해외바이어가 찾아 이들을 대상으로 40여억 달러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대구에서 이 같은 모습들은 밀라노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물이기도 하다. 99년 출발한 밀라노프로젝트는 위기에 처한 대구의 섬유산업을 되살리자는 마음을 담은 대규모 지역 부흥운동이다.
주종 산업인 직물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패션산업도 새롭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과연 대구에 섬유산업의 르네상스가 다시 찾아올 것인가. 대구시에 따르면 2003년을 시한으로 추진중인 밀라노프로젝트는 3월말 현재 전체 목표의 66%를 달성한 상태이다.
신제품개발센터,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 니트시제품공장, 섬유정보센터 등 인프라 구축 작업은 완성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섬유제품의 고급화 및 고부가가치화 사업과 패션디자인산업 활성화 기반구축 사업, 기술개발 및 생산성향상 지원사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 섬유제품 생산기술과 패션산업 활성화 등을 위한 연구기관 구축과 장비 등 하드웨어의 도입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다.
총 1,740억원을 투입해 지은 대구전시컨벤션센터는 그동안 500여 회의 전시회, 세미나, 박람회 등을 개최, 대구지역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밀라노프로젝트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패션어패럴 밸리 조성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대구 동구 봉무동 35만6,000여평에 3,000억원을 들여 구축하는 패션어패럴 밸리는 기획생산 및 유통기능을 갖춘 하이패션의 중심지로 꾸밀 계획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실시설계가 완료된 단계여서 목표 연도인 내년 말 완공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 또 이곳은 외곽에 위치해 정상적인 기능 발휘가 의문시되고, 숙련기능공 확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사업자체의 전망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원이 중단되는 2003년 이후의 대책마련도 절실하다.
대구시 조주현(曺珠鉉) 섬유진흥과장은 “대구경북 섬유산업협회에서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를 위해 업계, 학계, 연구소등 7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기획팀을 구성해 연말까지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밀라노 프로젝트란…
직물분야에만 편중된 대구 섬유산업은 19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차별화된 개발능력 부족과 취약한 생산기반, 낮은 기술력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했다.
또 고가품 중심의 이탈리아, 중가의 일본에 이어 저가품 시장을 차지하던 이 지역 섬유산업이 중국의 가격공세에 밀려 수출이 급락한 것도 쇠락의 한 원인이다.
밀라노프로젝트는 이 같은 위기상황 속에서 탄생했다.
일류 섬유도시인 이탈리아 밀라노를 벤치마킹해 대구ㆍ경북지역 섬유산업의 구조를 21세기 첨단 고부가가치형으로 개편, 세계 섬유패션산업의 메카로 우뚝 선다는 것이 프로젝트의 골자이다.
97년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이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의 용역을 받아 ‘대구경북 섬유산업 주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어 1998년 9월 산업자원부가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 육성방안(밀라노 프로젝트)를 발표, 99년부터 5년 시한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밀라노프로젝트는 ▲섬유제품의 고급화 및 고부가가치화 ▲패션디자인산업의 활성화 기반 구축 ▲섬유산업의 인프라 구축 ▲경영안정 및 지원기능 강화 등 4개 분야 19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국비 3,670억, 시비 515억, 민자 2,615억원등 총 6,800억원이 투입되는 거대 사업이다.
사업형태는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 대신, 연구개발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신제품개발센터, 섬유정보지원센터, 대구 북구 종합유통단지 내의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패션정보실 등과 동구 봉무동에 들어설 패션어패럴 밸리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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