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새로운 지도체제 핵심은 노무현 대통령후보와 한화갑 대표최고위원의 투톱 체제다.‘노-한 체제’의 특징으로는 주류 세력의 교체를 꼽을 수 있다. 14명이 출마한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선된 8명 중 한 대표, 정대철 추미애 신기남 최고위원 등 4명이 ‘쇄신파’로 활동했던 개혁 성향 인사들이다.
경선 전까지 ‘범주류’로 분류됐던 박상천 한광옥 최고위원 등은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 사실상 비(非)주류가 됐다.
이협 최고위원은 중도세력이고, 김태랑 최고위원은 동교동 구파 출신이지만 최근 노 후보 및 한 대표와 가깝게 지내왔다. 비주류였던 쇄신파가 신주류로 등장하고 과거의 범주류가 비주류로 바뀐 것이다. 세력교체가 이뤄진 것은 우선 노풍의 영향 때문이다.
이인제 전 고문 지지자들이 상당수 투표에 불참한 것은 구(舊) 범주류 인사들의 부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동교동 구파의 퇴조도 분명히 드러났다. 동교동 구파를 대표한 김옥두 의원은 10위에 그쳐 낙선했다. 동교동 구파로 유일하게 당선된 김태랑 최고위원은 동교동계 지지보다는 연고지역인 부산ㆍ경남권의 지원이 컸다.
노 후보는 쇄신파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 동안 쇄신파와 교감해왔다. 따라서 노 후보는 한 대표뿐 아니라 쇄신파가 다수를 차지한 최고위원회의와 원활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의 차별화, 노 후보 사조직과 당 공조직의 접목, 노 후보의 정책 다듬기 등의 과정에서 파열음이 생길 가능성은 있다.
노-한 체제는 경선 후유증 치유, 권력형 비리 의혹 대응,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 등의 막중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무엇보다도 독자노선을 추구하려는 이인제 전 고문과 그를 따르는 충청권 인사들을 껴안고 가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숙제다.
당권 경쟁에서 밀린 박상천 한광옥 최고위원이 새 체제에 협조할지도 불투명하다. 새 지도부는 지역안배와 차원에서 김중권 고문, 한 대표 지원에 앞장선 김원길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각각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한 대표는 조기에 주요 당직자를 임명할 예정인데,문희상 의원 등이 사무총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또 대변인에는 이낙연 현 대변인의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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