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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나노구동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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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나노구동기' 개발

입력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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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근육은 아주 정교한 원리로 움직인다.각각의 디지털 신호에 따라 근섬유의 방향을 바꾸거나 배열을 달리해 원하는 운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정해진 원칙에 따라 근육의 움직임을 본 뜬 아주 작은 기계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조영호 교수팀은 최근 미세 근육의 움직임을 응용해 좁쌀보다 작은 가로 세로 1.2㎜ 크기의 디지털 나노구동기를 개발했다.

부품 제작과 물체를 옮기는 데 쓰이는 구동기(actuator)를 정보화기기에 필요한 부품을 만들고, 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급으로 움직이도록 크기를 확 줄였다.

인간 염색체 네 가닥에 해당하는 5.46 마이크로미터(1 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이 기계는 DNA 여섯 가닥에 해당하는 12.4 나노미터 이내의 정확도를 보인다.

가는 펜을 개발한 뒤 섬세하게 움직이는 손을 만들어낸 것이다.

예를 들면 꼬여있는 DNA 가닥을 곧은 상태로 펴기 위해서는 정확히 7 나노미터를 당겨야 한다.

아주 정밀한 작업이다. DNA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일도 힘들다.

또 나노미터급 정확도가 필요한 광신호 분리 장치에서 여러 광신호, 즉 다양한 빛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빛의 파장 단위인 나노미터급의 정확도를 갖춘 구동기가 필요하다.

이 모두가 디지털 나노구동기로 인해 가능해졌다.

머리카락보다 작은 구동기는 이미 10년 전에 개발됐지만, 가공 상의 문제로 이음새 부분에 틈새가 발생하고, 잡음에 민감해 실제 실험실에서 이용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기계 개발로 광신호나 작은 유전체 취급이 가능해졌다.

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디지털 나노구동기는 원자 단위의 구조물을 제작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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