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가 다음달 중 콜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은행 대출금리가 13개월 만에 상승 반전하는 등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부동산 경기 활황세는 저금리 기조의 덕을 톡톡히 본 게 사실이기 때문.전문가들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금리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인상폭이 0.5% 포인트에 불과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태에서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것.
금리가 인상되면 우선 부동산시장의 가수요가 상당부분 줄어드는 등 수요감소를 일으켜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처럼 경기 회복기에는 금리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향후 내집마련 전략에는 금리 인상 변수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를 활용, 은행 대출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사람들은 이자부담 증가에 대비해야 하고 대출을 계획중이라면 대출 규모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여유자금 확보
금리가 오를 경우 주택시장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전셋값이다. 은행 빚을 진 집주인은 현금 확보를 위해 전세물건을 쏟아내는 한편 세입자는 목돈이 없어서 집 규모를 줄이거나 월세를 찾게 된다. 이에 따라 전셋값은 떨어진다. 금리가 오르면 경매가 활성화되고 미분양도 늘어나게 되어 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금리인상을 앞둔 투자전략은 기본적으로 금리인상으로 시중 자금이 부족할 때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물건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현금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대출규모 축소
외환위기 직후 금리가 20%대까지 치솟자 전셋값이 폭락하고 급매물이 일시에 쏟아졌다. 살인적인 금리 때문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까지 헐값에 경매로 넘어가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금리가 갑자기 폭등할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어쨌든 금리 인상이 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현재 자기 수입의 50%까지를 대출 원리금 등으로 부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제는 이를 30% 정도로 하는 등 10~20% 포인트 정도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이자부담 증가에 대비하려면 여유자금의 50% 이내에서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정도가 알맞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은 경기회복 초기이어서 금리인상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나타나는 만큼 단기 시세차익만을 노리고 무리하게 구입한 부동산상품이라면 빨리 처분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확정금리 변경은 신중히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을 우려해 현재 변동금리로 돼 있는 대출상품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고정금리의 안정성보다 변동금리의 효율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 우세한 만큼 금리체계 변경은 신중해야 한다.
즉 현재 변동금리가 6.1~6.8%, 확정금리는 7.97~8.2%선으로 1% 포인트 이상 확정금리가 비싸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오정선 재테크팀장은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앞으로 1년 내에 1% 선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금리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며 “대출상품을 갈아타는 데 드는 부대비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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