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27일 전북에 이어 28일 부산ㆍ경남 경선에서 승리, 대선 후보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특히 영남 지역에서의 잇따른 압승으로 당내 ‘영남 후보론’을 잠재워 당의 대선체제 전환을 앞당기게 된 것은 물론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영남 공략 기세를 견제했다.
당초 부산ㆍ경남에서는 지역 연고를 앞세운 최 후보의 지지세가 상당했던 데다 지방선거 후보 선출과정의 후유증 등으로 곳곳에서 이상 기류가 포착됐다.
이 후보측이 다른 지역과 달리 총력전을 펼쳤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선대본부 김무성 상황실장은 22일부터 이 지역에 머물며 표밭 다지기를 독려했고, 이 후보도 개표 후 “성의를 다했다”고 밝힐 만큼 적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당초 30% 이상 득표를 자신하던 최 후보 측이 “선거인단의 마음이 ‘콘크리트’ 처럼 굳어 있다”고 고개를 가로저을 정도였다.
이 후보 진영은 본선 맞상대인 노 후보가 공을 들일 부산ㆍ경남에서 70% 이상의 득표를 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노 후보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연대 가능성 등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정도로 영남지역 석권을 대선 전략의 축으로 삼아 온 때문이다. 이날 경선 후 이 후보측은 “지방선거까지 승리한다면 YS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노 후보를 겨냥한 ‘지역 정서’ 자극성 발언이 영남권 경선에서 잇따랐던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이날도 “영남인들이 차별과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 부패한 정권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노 후보는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 후보의 ‘7연승’을 두고 당내에는 ‘경선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날 22.6% 득표에 그친 최 후보나 27일 전북 경선에서 29.9%의 득표로 최 후보를 바짝 따라 붙은 이부영 후보 등이 입을 모아 ‘완주’를 다짐하고 있고, 이회창 후보측도 경선이 대세론 바람몰이에 기여하고 있다는 효용론에 기울어 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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