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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자본 러시아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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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자본 러시아로 몰린다

입력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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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석유 회사들이 러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 지역 분쟁 때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처를 물색해 온 석유 메이저들에게 러시아의 기업ㆍ투자 환경 개선 등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자본주의에 눈을 뜬 러시아 기업들이 적극 협력하면서 기업간 제휴, 지분 참여, 기업 인수 등 세계 석유 자본의 공격적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다국적 석유 기업인 토탈피나엘프는 24일 서부 시베리아 유전에 25억 달러(3조 2,000억여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의 BP는 지난주 러시아의 석유 업체 시단코의 주식 37억여 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영국의 쉘은 러시아 최대의 천연가스업체인 가즈프롬과 합작 형식으로 15억 달러를 투자했고 미국 엑손모빌도 사할린 유전 개발에 15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일부 메이저들이 중소 업체인 튜멘오일(TNK)과 시브네프트 등을 통째로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세계 자본이 러시아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는 또 다른 이유는 거대한 생산 잠재력이다. 최근 카스피해 인근에서 매장량이 50억~750억 배럴로 추정되는 거대 유전이 발견되는 등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량이 막대하고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 기업이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수년 전부터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러시아 기업들은 세계 석유 메이저들의 자본, 기술, 마케팅력을 주목하고 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한 러시아 2위의 유코스오일과 가즈프롬의 증시 수익률은 지난해 대비 각각 191%와 79%나 상승했다.

러시아 정부는 유럽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세제 개혁, 구조조정 등을 단행했다.

유럽연합(EU)은 27일 에너지장관 회의에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투자처가 필요한 세계 석유 자본과 막강한 생산성으로 무장한 러시아의 전략적 동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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