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로는 카메라에 익숙해졌고 ‘뉴논스톱’에서는 순발력을 길렀죠. ‘유리구두’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어요. 정말 연기자로 데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노트북(삼성 센스Q) CF에서 마이클 잭슨, 숀 코너리, 존 트라볼타 등 세계적 톱스타의 대역배우와 춤을 추던 이름 모를 소녀 김정화(19). 광고 스타로 뜨더니, 그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연기자로 거듭나려 한다.
지난 해 가을부터 들어간 MBC 시트콤 ‘뉴논스톱’에 이어서 3월부터 SBS ‘유리구두’로 정통드라마에 도전했다. ‘유리구두’의 연웅 역이야말로 정말 연기를 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고 한다.
김정화라는 이름보다 얼굴부터 알렸다. CF스타로서 갖는 한계이기도 하다. 삼성 센스Q, 삼성 마이젯, SK OK캐쉬백, 남양유업 여우야, LG생활건강 헤르시나, 마루 등 지면광고를 포함한 CF만 8개. CF여왕 이영애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마이클 잭슨과 춤추던 그애’라고 하면 누구라도 금방 알아보죠. 이제 이동통신 광고만 잡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변화가 생겼다. 얼마 전부터는 식당에라도 가면 주위에서 ‘유리구두에 나오는 애’라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기분좋은 일이라고 한다.
“‘뉴논스톱’과 ‘유리구두’ 모두 털털하고 사내다운 이미지가 강한 역할이기 때문에, 연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다행히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 연기에 만족 못 할 때가 많고 연극배우 이경선에게 받는 연기수업을 하루라도 거르면 불안하다. 배우는 기분으로, ‘유리구두’ 촬영장에서는 선배들의 연기를 열심히 지켜본다.
CF, 화보, 드라마 촬영, SBS ‘생방송 인기가요’의 MC, 그리고 5월에 크랭크 인할 영화 ‘대우스마카나’까지 단 하루도 쉴 날이 없다. 17일 영화테스트 촬영 중 쓰러지기까지 했다.
“매니저의 횡포가 심해서 중간고사기간인데도 학교(동덕여대 방송연예과 1학년)에 못가고 있다”고 투덜거리듯 농담을 던지더니 “일이 재밌고 좋다. 촬영장에 있는 걸 즐겨서 스케줄 잡아놓은 걸 절대 거절 못한다”고 곧 본색을 드러낸다. 라디오DJ까지 하고 싶다니 일욕심도 많다.
“CF만으로는 생명이 너무 짦지 않나요?” 그래서 더욱 연기에 몰입하고 싶다고 한다. 얼굴선이 강해서 방송용 카메라보다는 35㎜카메라에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그래서 영화를 정말 하고 싶다고 한다.
김정화는 가수 이승환의 드림팩토리가 가요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을 모색하면서 키워낸 연기자 1호다. 센스Q CF로 선보인 2000년 10월보다 넉달 전에 이승환의 ‘그대가 그대를’뮤직비디오에 먼저 얼굴을 비췄다.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스스로를 세뇌하듯 “연기가 재미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이제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인데, 어떤 역할이라도 열심히 부딪쳐야죠.”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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