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튀고 보자’시청률 경쟁의 첨병인 드라마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제목. 시청률경쟁이 심해질수록 드라마제목은 더욱 과격해지고 자극적이 된다.
27일 처음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그 여자 사람 잡네’(극본 문영남, 연출 성준기). 주연을 맡은 강성연조차도 “드라마를 소개할 때 항상 ‘가제’라고 단서를 붙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제작진조차 제목이 너무나 과격하다며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결국 원안대로 결정된 이유는? 성준기 PD는 “월드컵 대회와 지방선거 등 갖가지 행사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목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이한 제목을 찾다보면 제목이 바뀌는 일은 다반사다. 7일 시작한 KBS2 일요아침드라마 ‘언제나 두근두근’(극본 박영숙, 연출 최지영)의 원래 제목은 ‘은빛 날개’였다. 인천국제공항을 무대로 공항의 이모저모와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는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그대로 드러냈지만 평범하기 때문에 퇴출당했다.
핑클의 성유리가 출연하기로 해 화제를 모은 SBS ‘나쁜 여자들’(극본 박현주, 연출 최문석)은 ‘여자는 무죄’에서 바뀌었다. 트로트가요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바뀐 제목도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을 왜 나쁘다고 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여주인공들이 배신한 남자들을 응징하는 과정이 그려지기 때문에 역설적인 의미에서 붙였다고 한다.
제목의 사전적 정의는 ‘작품의 내용을 보이거나 대표하는 이름’. 그러나 요즘 드라마 제목은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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