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의 평가전을 앞둔 한국과 중국축구대표팀의 분위기는 약간 미묘하다.1978년이후 23차례 싸워 15승8무로 중국에 져본 일이 없는 한국으로선 이번 평가전은 “이겨도 본전”인 경기가 된다. 더군다나 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서 황선홍이 부상, 정작 본선에서 뛰지 못한 악몽이 있어 마음까지 꺼림칙하다.
중국 역시 이번 경기서 패할 경우 공한증(恐韓症)을 극복하지 못하고 본선을 맞게 돼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한국에 지면서 어떻게 세계수준에 오르겠냐는 국내여론이 더욱 부담이 될 것이다.
특히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중국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고도 한국과 일본이 빠진 상황서 이룬 업적이라며 그를 평가절하하는 일부 국내 여론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한국전은 그의 지도력을 평가받는 사실상의 첫 무대인 셈. 두 팀에게 이번 평가전은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래서인지 거스 히딩크와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일뿐 평가전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두 감독은 나름대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어떻게 든 한국전 무승 징크스를 깨고 분위기를 상승국면으로 전환시켜 본선 16강 진출의 징검다리로 삼을 생각이다.
히딩크 감독 역시 3월13일 튀니지전이후 4경기 연속 무패(무실점)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가 확실하다.
특히 최근 세트플레이 훈련을 비공개로 하는 등 마무리 전력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중국전을 통해 사실상 베스트 11의 윤곽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따라서 한국선수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전인 셈이고 승부는 자연히 불을 뿜을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은 “승리보다도 다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일단 황선홍을 제외하고 사실상 베스트 11을 가동할 생각이다.
중국은 이번 평가전에 양천과 하오하이동 등 주전이 일부 빠져 100% 전력은 아니다. 그러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한 빠른 공격으로 한국 수비진을 공략할 계획이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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