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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으쓱'…유상증자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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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으쓱'…유상증자 '머쓱'

입력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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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은 효자, 유상증자는 불효자?”올 들어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기업들은 주가 흐름이 좋고 유상증자를 공시한 기업들은 나쁘게 나타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저평가 상태에서, 유상증자는 장이 뜰 때 한다’는 상식을 입증했다.

■상승률 높았던 자사주 취득 기업

1분기 상장 법인 중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거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19개 기업의 자사주 취득 공시일 대비 18일 종가 기준 주가상승률은 평균 30.6%로 나타났다. 이는 올 초 대비 18일까지 지수상승률 29.3%보다 1.3%포인트 높고 자사주 취득 공시가 몰려있는 2월1일 이후 지수상승률(26.3%)보다는 4.3%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 효과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3월25일 자사주 취득 공시를 한 삼성전자의 경우 18일 기준 주가 상승률은 19.6%로 같은 기간 지수 상승률(6.6%)보다 무려 13%가 높다. 조광피혁(1월11일 공시)은 상승률이 146.9%(같은 기간 지수 상승률 28.9%)나 됐고 WISCOM(2월5일 공시) 112.1%(지수 상승률 26.7%), SK글로벌(2월18일 공시) 90.7%(지수 상승률 18.6%)를 기록했다.

자사주 취득은 자사 주식 가격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당 기업이 ‘주가가 자사의 실적 등 현재 수준보다 낮게 평가돼 있다는 판단하에’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 따라서 투자자 현혹 목적이 아니라면 자사주 취득은 향후 주가가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으로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시그널인 셈이다. 여기에다 그만큼 매수가 유입되므로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오게 된다.

한화증권 이창호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자사주 취득은 기업의 긍정적 자기 주가 전망, 수급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호재로 여길 만하다”며 “그러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대주주 지분을 팔거나 소량으로 흉내만 내는 등 악용의 경우도 있는 만큼 기업 실적과 매입 물량 등을 잘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가에 도움 못 된 유상증자

반면 올 2월 이후 거래소에서 유상증자(제3자배정 제외) 실시를 공시한 7개사의 공시일 대비 24일 종가 기준 주가 상승률은 평균 마이너스 28.30%로 나타났다. 그동안 주가지수가 상승해온 것에 비하면 주가가 대폭 하락한 셈.

GPS(3월14일 공시)가 –52.9% 하락한 것을 비롯, 방림(2월6일) –33.29% 삼보컴퓨터(3월29일) –26.28% 디에이블(4월10일) –18.95% 등 7개사 모두가 유상증자 공시 후 13~52%까지 주가가 빠졌다.

설비, 운전자금의 조달과 자본금 대형화로 공신력 제고 등을 주 목적으로 하는 유상증자는 같은 발행 주식수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교적 주가가 좋을 때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 유상증자의 목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는 곧 악재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기업이 비교적 자기 주가를 좋게 볼 때 실시한다는 측면에선 하락의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강세가 아닐 때는 유상증자 실시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증자 물량이 시장에 추가상장 될 경우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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