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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깔끔…달라진 앙드레 김…호주 패션쇼서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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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깔끔…달라진 앙드레 김…호주 패션쇼서 극찬

입력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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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김이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앙드레 김을 트렌드 제시능력을 상실한 나르시시스트라고 폄하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디자이너 보다는 사교계 인사 혹은 엔터테이너로 불려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지난 22일 밤 8시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앙드레 김 패션판타지아’ 패션쇼는 일종의 놀라움이었다.

1973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패션쇼 무대. 2,000명 남짓의 관객들 앞에서 앙드레 김은 전매특허인 호사스럽고 과장된 궁중드레스 대신 간결하고 미래적인 디자인의 치마 및 바지정장, 차분한 여성미가 돋보이는 원피스들을 메인 스테이지에 올렸다.

옆 트임을 넣은 크림색 칠부 주름치마나 심플한 꽃무늬를 수놓은 볼레로 스타일의 짧은 재킷과 원피스, 치마와 재킷 밑단이 비대칭으로 재단된 은회색 수트, 커다란 리본으로 옆 여밈을 댄 검정 바지정장 등은 세련미와 단순한 우아함으로 시선을 끌었다.

또 가슴부위에 비즈 장식을 곁들인 연갈색 시폰 원피스는 최근의 로맨티시즘 트렌드를 대변하듯 매혹적이었다.

동양의 신비와 화려한 색채들을 보여준다는 의도아래 매 쇼마다 꼭 소개되는 칠겹 드레스 나 용무늬를 새긴 거대한 패딩 코트류 등 전형적인 작품들도 여전히 소개됐다.

그러나 첫번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변화의 바람은 그 모든 것을 감싸 안고도 남을 만큼 신선했다. 쇼를 보러 온 데보라 폴록(여ㆍ호텔 세일즈매니저)은 “그냥 화려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참 아름답다“며 “동양적인 신비감이 감도는 정말 입어보고 싶은 옷”이라고 극찬했다.

패션쇼를 끝내고 자정이 넘은 시간 뒷풀이 장소인 한인음식점에서 만난 앙드레 김은 “로코코 스타일의 클래식함만을 강조하던 시대는 지났으며 더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세계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칠순을 앞둔 나이에 그는 마치 인생의 출발선을 막 차고 나온 사람처럼 의욕이 넘쳤다.

■앙드레 김 인터뷰

_디자인에 많은 변화가 보인다.

“올해가 패션쇼 인생 40년째이다.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신비감은 내 패션의 영원한 테마이지만 이젠 지나치게 전통적이거나 토속적인 것에 집착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벌키(과장되게 부풀린)한 디자인은 이 시대에 맞지않는다.

요즘 여성들이 원하는 보디피트(몸에 달라붙고)하고 매혹적인 타운 웨어들을 만들고싶다.”

최근엔 라이센스 작업도 확장 중인데 상업적인 배려인가

노. 시대에 맞는 종합예술작품을 만들고싶을 뿐이다. 라이센스 사업은 앙드레 김만의 색깔이 들어간 상품들을 만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올들어 화장품과 속옷에 이어 선글라스 홈패션 시계 타월 스타킹 구두 등도 라이센스 협상을 진행중이다.

_드라마 ‘겨울연가’의 배용준 최지우가 메인 모델로 섰다. 연예인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는 뭔가.

“패션쇼는 음악과 연기 옷 무대세트 조명 등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철저한 종합예술이다. 뛰어난 감성을 지닌 스타들이 내 옷 제대로 표현해주는 것 같아 기용하는 것 뿐이다. 배용준씨는 그전부터 러브콜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야 성사됐다.

(함께 있던 배용준은 “패션쇼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했다. 또 “선생님 작품이 워낙 좋아서인지 쇼 끝나고 옷을 갈아입을 때 내가 왜 이렇게 초라한 옷을 입고 있지 싶더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브랜드 ‘랑방’ 수트를 입고 있었다.)”

_교포잔치라는 소리도 있는데

“교포를 위한 문화축제는 꼭 필요한 것 아닌가. 나는 병적으로 한국을 사랑한다. 외국 나가면 하룻밤만 지나도 집이 그리워지는 체질이라 교포들이 많이 오는 것이 고맙다.”

_모든 모델들에게 스타킹을 신기는 이유는 뭔가. 맨다리가 섹시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나.

“맨다리는 너무 플레인(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살색이 드러나는 것이 싫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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